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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두나무, 보통주 전환 요청…美 상장 급물살
총 우선주 1072만8150株
우리기술투자·퀄컴 등이 보유
두나무 “검토 중…결정된 것 없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자사의 우선주 투자기관에 보통주로의 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미국 등 해외 상장을 검토하는 두나무가 본격적인 상장 실무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나무는 전환상환 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인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와 우리기술투자, 에이티넘고성장기업 투자조합, 퀄컴(Qualcomm) 등을 상대로 보통주 전환 요청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은 364만500주, 우리기술투자는 174만6200주, 에이티넘고성장기업 투자조합은 174만8450주, 퀄컴은 179만4450주, 그 외 기타 투자자가 179만8550주를 RCPS로 보유하고 있다. 총 RCPS는 1072만8150주로,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 또는 상환(채권처럼 만기에 투자금을 상환받는 것) 청구권을 투자자가 가지고 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두나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상장 작업이 본격화하는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시에는 보통주를 상장하기 때문에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구주매출(기업이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지분 중 일부를 공모주로 파는 것)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동시에 상장 과정에서의 심사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우선주에 상환청구권이 있는 탓에 상장 이후 옵션을 행사하면 기존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어 국내외 상장 심사기관에서는 통상 우선주에 대한 심사를 까다롭게 들여다보고 있다.

또 전환권은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상환권은 상환권금융부채로 계상되기 때문에 재무상태표상 부채를 최소화해 시장에 내놓고자 하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보통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라는 요청은 모든 주식을 보통주로 깔끔하게 전환해 상장하려는 작업”이라며 “상장 시그널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두나무 측은 이에 대해 미국 등 국내외 상장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인다. 두나무 관계자는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두나무 측의 보통주 전환 요청으로 우선주 보유기관들은 엑시트(투자 회수)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두나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환청환권 행사 시 전환비율은 1대 1로, 우선주 1주를 보통주 1주로 전환해 받게 된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두나무 보통주 1주 시세는 50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달 진행됐던 신규 투자 단가가 20만원 안팎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두나무 몸값 상승세가 기하급수적이라, 이보다 훨씬 낮은 단가에 초기 투자를 단행했던 기관들은 수십~수백배의 차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자별 세부 조건에 따라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상환보장수익률은 투자건에 따라 연복리 5~8% 수준에 책정돼 있다.

다만 벤처기업에 초기에 자금을 수혈하는 벤처캐피털(VC)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회사 상장 전 보유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전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코인베이스의 성공적인 나스닥 상장으로 국내외 증시 어디에서든 두나무 공모가가 높게 형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어서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IPO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전환이 아닌) 상환권 행사를 선택해 10년을 보유한다고 해도 연복리 8% 수준에서 최대 2배가량의 수익을 얻는 것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가상자산시장을 바라보면서 기관들이 2배 정도로 만족하자고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최근 시장 상황에서는 상환보다 전환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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