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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대금 급감, 테슬라·애플 매도…지쳐가는 서학개미[株포트라이트]
‘깜짝 실적’ 발표에도 세 종목 줄줄이 순매도 행렬
경기 회복에 기술주 지고 민감주 뜨자 달라진 행보
[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지난해 해외주식 열풍을 이끌었던 서학개미들이 사뭇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가 급감하고 있으며, 집중 투자했던 기술주의 수익률이 부진하자 최선호주였던 테슬라와 애플, 페이스북 등의 대표주를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급증하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세 달 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497억달러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3월 420억달러에 줄어들더니 지난달엔 256억달러에 그쳤다. 해외주식 거래 규모가 두 달 새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이달 첫 주의 거래대금이 61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전체 거래대금은 지난달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해외주식 결제 건수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51만건을 넘어섰던 결제 건수는 지난달 40만건으로 줄었고, 이달 첫 주엔 8만9000건에 그쳤다.

한 풀 꺾인 해외주식 거래 속에서 국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도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선호주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던 대형 기술주의 매도가 시작됐다.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주간이었던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의 해외주식 거래를 살펴보면, 서학개미들은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 애플, 페이스북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테슬라는 2주 동안 62000만달러를 팔아치웠고, 애플은 같은 기간 33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페이스북도 4000만달러를 팔았다. 서학개미들의 ‘톱픽’이었던 테슬라가 순매도세로 전환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이는 최근 달라진 미국 시장의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증시 활황 속에서 성장주가 주도주 지위를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경기민감주의 주가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인플레이션으로 성장주들의 미래 수익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반영됐다.

이는 주가 지수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말부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에도 나스닥 지수는 2.55% 급락했다. 반면 다우 지수의 하락폭은 0.1%에 그쳤다. 다우 지수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3만5000선을 찍으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서학개미들이 최근 매도를 이어간 기술주의 약세 또한 두드러졌다. 테슬라는 6.4% 급락했고, 페이스북과 애플도 각각 4.1%, 2.6% 내렸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애플, 페이스북을 제외한 기술주들은 추가로 매수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2주 동안 사들인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은 3300만달러, 아마존은 39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구글과 넷플릭스도 각각 2800만달러, 11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기술주의 약세 속에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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