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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일 탄소중립 전문가 산실...머스크 탄소감축대회 도전” [이용훈 UNIST 총장]
스마트·친환경·바이오 미래 키워드
세 가지 혁신통해 초일류대학 도약
탄소포집 혁신적 성과 보유한 3개 팀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기술수준 겨뤄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9월부터 운영
기업 테스트베드·인력양성 ‘일석이조’
체계적 창업생태계 조성 노력 덕분
‘창업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분위기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인공지능·탄소중립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같은 연구 중심 대학은 노벨상 수상과 같은 탁월한 업적을 이루고, 구글과 같은 혁신 기업을 배출해야 합니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UNIST 목표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좌우할 키워드로 ‘스마트’와 ‘친환경’, ‘바이오’를 꼽았다. 스마트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변화이고 친환경은 전 세계적 화두인 탄소중립 실현과 연관돼 있다. 이 세 가지 혁신을 통해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이 총장은 “인공지능은 전 산업분야에서 효율을 높이고, 인간의 편리를 증진시킬 것”이라며 “탄소관세 등은 산업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이지 못한 제품의 수출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일론 머스크 ‘탄소감축 기술개발 대회’ 도전장=이 총장은 탄소포집 및 활용기술(CCUS)와 그린에너지, 에너지 저장 분야의 선도적 연구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태양전지, 2차전지, 페로브스카이트,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포집 재활용 분야에서 미래를 바꿀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UNIST는 탄소배출이 많은 울산의 산업현장과 연계,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수소전기 생산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산업폐가스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자원화 기술 관련 연구와 차세대 태양에너지, 수소에너지 저장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포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탄소중립융합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 총장은 “현재 국내 대학에서는 탄소중립 관련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에너지화학공학, 기계, 신소재 학생들이 다학제 참여해 복수전공으로 졸업해 이른바 탄소중립 전문가로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UNIST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총상금 1억달러를 내걸고 앞으로 4년간 진행하는 ‘탄소포집기술 대회’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1일 최소 1t의 탄소를 제거하고 향후 1일 10억t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 총장은 “이산화탄소포집재활용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김건태 교수 연구팀을 필두로 김용환, 권태혁 교수팀 등 세개 팀이 참가신청을 했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우수 연구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개원=최근 전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발생,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울산산업단지에는 자동차 분야 반도체소재부품 기업들이 많다. 이에 UNIST는 기존 반도체 대학원들과 달리 기업들의 테스트베드의 역할과 인력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국내 최초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을 신설 9월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한다.

여기에 7개 기업이 참여해 차세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 원천소재 부품 개발과 실증연구에 나선다. 이 총장은 “올해 20명의 석박사 통합과정을 선발하고 내년부터는 정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기존에 없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석 3가지로 세분화해 각 과정별 반도체 실증 및 분석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UNIST는 한국인 1만명 게놈분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면서 바이오 관련 산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산재특화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를 열고 산업재해와 백혈병 관련 신약개발에도 나섰다. 울산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2025년 문을 열게될 산재전문 공공병원 등과 협업해 재활·진단 분야의 융합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UNIST가 산재재활 및 고령화시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실험실 기술의 기술사업화 연계에도 힘쓰고 있다. UNIST가 현재까지 배출한 기업의 숫자는 116개다. 실험실에서 개발된 우수한 기술들이 사업화될 수 있도록 독려한 결과다. 특히 교원창업의 경우 전임교원이 약 310명인데 비해 52개사가 창업해 약 16%의 교원이 창업기업을 갖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20년 1호 교원창업기업인 ‘클리노믹스’가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되기도 했다.

이런 성과는 체계적인 창업생태계 조성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교내 유망기술의 발굴부터, 창업 보육, 단계별 투자지원, 해외진출까지 전주기적 창업지원 체계를 갖췄다. 교수들 사이에 ‘창업하지 않는 게 손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총장은 “올해 ‘울산 울주 강소연구개발특구’ 사업이 본격 출범하면서 대학의 우수성과를 사업화하는데 탄력을 받게 됐다”며 “지역 산업계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우수 연구 성과의 확산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총장은 기존 주입식 교육을 줄이는 대신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시킨 교육시스템 개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 핵심인 인공지능 챌린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현재 18개의 연구동아리가 구성돼 지도교수가 권고한 문제와 학생들 스스로 만든 문제해결에 힘쓰고 있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최신 토픽을 배우고 문제를 풀다 보면 자연스럽게 창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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