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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반도체에 노조리스크까지...우울한 자동차의 날

오는 12 일은 ‘자동차의 날’이다. 자동차의날은 산업자원부와 자동차공업협회는 자동차 수출 누계 1000만대를 돌파한 1999년 5월 12일을 기념해 2004년부터 해마다 5월 12일로 제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도약한 날로 뜻 깊은 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리 기념할 만한 날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차업계의 양극화는 더 심해졌고 이젠 성장보다는 생존을 걱정할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시장 독주 속에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이른바 자동차업계 중견 3인방은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총판매량보다도 뒤처지며 ‘현대차-기아-벤츠-BMW’의 4강 시대가 되면서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노사 간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까지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판매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과 한국GM 등이 해마다 반복되는 노조리스크로 인해 철수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당장 이런 상태에서 철수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현재 글로벌 상황을 봤을 땐 그리 낙관적인지도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노조는 ‘총파업’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섰다. 차업계 최악의 위기 속에서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6일 르노삼성차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임단협도 아직까지 매듭 짓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부산공장 물량을 절반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중단되며 적자를 보고 있다. 그런데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금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도 해마다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신차가 미국에서의 호응을 얻고 있지만 반도체 부족 여파로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부당해고자 복직 등의 내용을 담은 ‘단체교섭 특별 요구’를 주장하며 전면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우리와 미래차 승부수를 띄우면서 노사가 힘을 모으는 가운데 국내 차업계는 여전히 ‘노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글로벌 기업은 100년 만에 차업계의 격변기를 맞은 현 상황에서 노조와 사측은 임금협상 주기를 늘리거나 성과제 도입 등을 통해 갈등을 줄이고 있다. 실례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임금협상 주기는 보통 3~4년이다. 이는 신차 개발 기간이 4~5년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마다 임금협상을 통해 노사 갈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강성 자동차 노조의 대명사인 미국의 자동차 노조도 4년마다 협상을 한다. 이를 통해 미국 GM 노조는 지난 20년 동안 노사분규가 2번에 불과했다. 그래서 전기차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진짜 늦다고 한다. 아직 한국자동차산업이 늦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의 차산업에 노조리스크까지 겹악재를 맞으면 진짜 늦어질 수 있다. 진짜 늦어지면 시장에서 도태되고 결국은 사라질 것이다.

사측도 사측대로 노조도 노조대로 자기들의 입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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