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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 한 번 잡고 싶은데”…2차 접종 못해 어버이날 2년째 ‘생이별’[촉!]
마스크 쓴 채 영상통화…얼굴도 말소리도 제대로 안 전달돼
“혈전 걱정에 백신 안 맞으셨는데”…기약 없는 생이별 계속
2차 백신 접종 완료자 전체 인구 0.8% 그쳐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시립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 마련된 비대면 면회실 ‘가족의 거실’에서 박영순(왼쪽) 할머니와 아들 가족이 면회를 마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 이후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둔 이들은 14개월째 계속되는 생이별에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2월 말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2차 접종률이 기대에도 못 미쳐 이번 어버이날도 부모님의 손을 직접 잡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무색하게 했다.

서울 관악구의 주야간보호센터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황모(60) 씨는 지난 2월 26일 AZ 백신 국내 첫 접종자 시작일에 1차 예방접종을 맞았다. 요양원에 계신 90세 어머니도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감감무소식인 2차 백신 접종 계획으로 2년째 어버이날 만남은 물건너갔다.

황씨는 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부가 2차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완료한 사람들만 요양원 대면 면회가 된다고 하니까 결국 올해도 어머니를 직접 뵙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쉬운 대로 어머니께 영상통화로 안부를 전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그는 “마스크를 낀 채로 영상통화를 하니까 어머니도 나도 나이가 많아 잘 안 들린다”며 “사회복지사와 요양병원 직원분들이 거의 통역을 해주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최모(48) 씨도 어버이날 어머니 손을 직접 잡아 볼 수조차 없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리창 너머라도 어머니의 얼굴이라도 보기 위해 최씨는 2주에 한 번씩 지방의 한 요양병원을 찾아가지만 대면 면회는 기약이 없다.

최씨는 “어머니께서 혈전약을 복용하지 않아 일부러 AZ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하면 대면 면회를 못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랴부랴 뒤늦게 백신 접종을 신청했지만 이미 때를 놓치고 나니 계획도 밀려났다”며 “언제 어머니를 다시 뵐 수 있을지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정부는 요양병원 입소자와 방문자 중 한 명이 2차 접종까지 완료 후 2주가 지나면 면회를 허용했지만 사실상 2차 백신까지 접종을 완료한 이는 전체 인구 대비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국내 발생 및 예방접종 현황’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자의 인구 대비 접종률은 7.0%인 360만8616명,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사람은 전체 인구 대비 0.8%에 그친 39만7190명였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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