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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문’에 포위된 ‘비주류’ 송영길…리더십 시험대 올랐다 [정치쫌!]
비주류 당대표-친문 최고위원…‘불편한 동거’ 관측
“宋 장악력 충분…리더십 발휘 문제없을 것” 반론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리더십이 초반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당무 집행 최고 책임기관인 최고위원회의가 ‘강성 친문(親文)’ 위주로 구성되며 ‘비주류’ 송 대표와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지난 3일 새 지도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부터 일부 강경파 최고위원들 발언과 당 대표와의 ‘온도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송 대표는 이날 발언에서 “지난 4·7재보궐선거에서 매서운 회초리 내려주셨던 민심을 잘 수용해서 민주당이 변화·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전당대회 득표율 1위로 수석최고위원이 된 ‘강성 친문’ 김용민 최고위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됐다”며 개혁 속도전을 재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일했던 김영배 최고위원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 뜻이 확인됐다. 혁신 담대하라는 말씀”이라고 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친문 핵심 그룹 ‘부엉이 모임’ 출신의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론 등을 두고 “당 대표와 생각이 조금 다르다”며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여기에 최고위 당연직인 윤호중 원내대표도 친문 핵심 인사다. 현재 당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 구성원 7명 중 4명이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왼쪽)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

당 대표 선거에서 송 대표(득표율 35.60%)와 2위를 차지한 ‘친문 핵심’ 홍영표 후보(득표율 35.01%)의 득표율 차이가 불과 0.59%포인트 차로 매우 적었고, 3위인 우원식 후보도 29.38%를 얻는 등 3인에게 골고루 표가 나눠졌던 만큼 송 대표가 자신의 스타일대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 지도부를 지냈던 한 중진 의원은 “최종 결정은 당 대표가 내리는 것이지만 그 책임과 부담도 오롯이 당 대표가 지게 되기 때문에 송 대표가 자기 뜻대로만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영향력과 세력이 막강했던) 이해찬 전 대표 때도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의사에 반해 단독으로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민주당 안팎에서는 송 대표가 정책위의장 등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단계부터 최고위 내 친문 세력들과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가운데)과 김영배(왼쪽부터), 백혜련, 전혜숙 최고위원,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이에 대해 당 대표의 권한이 막강한데다 송 대표의 스타일상 장악력이 충분히 강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4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헌에 따르면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합의’가 아닌 ‘협의’를 하도록 돼있다”며 “결국 최고위원들과 뜻이 맞지 않아도 모든 최종 결정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86세대 운동권 맏형이자 5선 중진으로 소신을 굽히지 않는 비주류인 송 대표의 캐릭터를 감안하면 일부 최고위원들과의 견해차로 좌고우면할 것이란 전망은 기우에 그칠 것이란 반박도 있다.

송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송 대표가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 등의 경우 각 전문성에 맞춰 개혁적인 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당 대표가 그립(grip, 장악력)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고 송 대표가 워낙 캐릭터가 있는 만큼 협의는 하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충분할 것”이라고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앞으로 당 대표가 지명하는 2명의 최고위원 임명뿐만 아니라 당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수석대변인 등 지도부 선임을 통해 ‘송영길 친정체제’ 구축을 완료하면 친문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다소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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