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다시 ‘슈퍼사이클’...인텔·TSMC·삼성 ‘증설 경쟁’ 점화
인텔, 뉴멕시코 공장에 35억 달러 투자 발표
백악관 회의 후 공격적인 투자 행보 이어가
대만 TSMC·난야 등도 천문학적 자금 투입
삼성전자는 미국 신규 공장으로 ‘반전 카드’

올해 2분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슈퍼사이클(대호황)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증설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패권경쟁에 돌입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유럽연합(EU)은 투자 압박과 동시에 각종 인센티브 등의 당근책도 꺼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공룡’들의 대규모 투자 경쟁이 점화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인텔은 미국 뉴멕시코주 공장의 생산 능력 제고를 위해 35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 참석한 이후 인텔이 자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인텔은 리오 랜초 공장의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기술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고, 700여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기게 된다. 현재 인텔은 미국에만 리오 랜초 공장을 비롯해 오리건주와 애리조나주 등 3곳의 생산 거점을 갖고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겔싱어 CEO는 전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율주행·반도체 연구개발을 위해 6억 달러(약 6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 2019년 발표했던 10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이스라엘 신규 반도체 공장과 관련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3월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약 22조4000억원)를 투입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세우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유럽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 80억 유로(약 10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각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분기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시장 상황도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 면적은 작년 4분기 대비 4% 성장하며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18년 3분기 출하량을 넘어섰다. 웨이퍼는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다.

삼성전자의 라이벌로 꼽히는 대만 기업들의 투자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D램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4위권에 있는 대만의 난야는 지난달 대만 북부 타이산 난린과학단지에 106억7000만달러(약 11조9000억원)를 투자해 10나노급 D램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난야는 이미 10나노급 D램 양산 기술을 확보했으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한 최첨단 D램을 2024년부터 신공장에서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파운드리 글로벌 점유율 1위인 TSMC 역시 올해 초 280억달러(약 31조원)의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년간 1000억달러(116조원)를 투자하겠다”며 금액을 대폭 상향했다.

TSMC는 최근 난징 공장에 약 29억 달러(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상황에서 중국 정치권과 IT전문가들이 “TSMC의 난징 공장 증설 계획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변수로 꼽힌다.

1분기 반도체(DS)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삼성전자도 2분기 대형 투자를 통해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DS부문 영업이익률은 17.7%로 지난 2019년 3분기(17.3%)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슈퍼사이클 시기였던 2018년 1분기(55.6%)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계에서는 오는 21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국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텍사스주 오스틴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지만 경쟁자인 애리조나주와 뉴욕주 또한 막판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백악관 반도체 회의 초청 이후 미국으로부터 사실상 투자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주정부를 중심으로 인센티브 경쟁을 벌이고 있어, 삼성전자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입장과 다른) 우리만의 독자적인 노선을 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각국 패권경쟁이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에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새로운 정책에도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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