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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 방문 걱정에 동네 약국 “키트 안 팔아”…자가검사 ‘갑론을박’[촉!]
일부 약사 “검사 정확도 떨어져 판매 안 한다”
시민들 “편리하지만 ‘양성자’ 자진 신고 의문”
“동네 약국서 ‘민폐 손님’ 늘까 걱정”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관계자가 이날 입고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이하 키트) 현장 판매가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됐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동네 소규모로 약국을 운영하는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는 확진자 방문 우려, 낮은 정확도를 이유로 키트를 들여놓지 않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3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만난 약사 A씨는 “키트를 들여놓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이 의심되는 손님들이 키트를 찾을 텐데 (검사 결과)양성이 나오면 약국도 문을 닫아야 하고, 어르신들은 약사에게 검사 결과를 봐 달라거나 직접 해 달라는 경우도 생길 테니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판매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선별진료소와 달리 약사들은 개인사업자인데 키트 판매에 따른 위험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서구의 한 약국의 약사 이모 씨도 “아직 (키트를)들여다 놓을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검사의 정확도나 성능을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려고 한다”며 “손님에게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품을 팔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부 약사의 우려도 있지만 키트를 취급하는 약국도 늘고 있다. 강서구 지하철 가양역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문모(50) 씨는 “오늘(3일)부터 키트 물량을 들여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도 감기나 콧물 등으로 약국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아서 걱정이 크진 않다”며 “지난주 손님 1~2명이 찾았는데 생각보다 찾는 사람이 있다”고 부연했다.

시민들은 대부분 키트 현장 판매에 대해 대체로 “편리할 것 같다”고 했지만,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파주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5) 씨는 “상비약처럼 집에 구비해 두려고 한다”며 “선별진료소 갈 시간이 없어 그냥 출근시키는 사례도 주위에서 많이 봐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주말 교회 신자들의 단체 검사로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도 안 지켜지고 난리통이었다”며 “오히려 집에서 일차적으로 검사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동네 약국은 혹시라도 민폐 손님들 때문에 키트 판매하는 약사들 입장에서 위험하고 충분히 걱정될 만 하다”며 약사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회복한 직장인 박모(23) 씨도 “(선별)진료소 검사 줄이 너무 길어서 하는 방법만 제대로 안다면 본인이 직접 키트로 검사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잃는 것이 많은데 양성이 나온 사람들이 과연 보건소에 자진해서 신고할지 의문”이라며 “빠져나갈 방법은 정말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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