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막말에 고개 숙일텐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남측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도 이제는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묘를 방문한 김여정.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우리 측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일을 놓고 "지난 4년 간 (문재인 정부의)지독한 짝사랑으로도 북한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만 또 증명됐다"고 꼬집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김 부부장은 우리 국민을 '쓰레기'로 지칭하고, 온갖 막말과 함께 상응할 행동을 들먹이는 등 또 겁박에 나섰다"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대북전단 살포 방치의 책임을 묻겠다는 도를 넘는 내정 간섭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추상 같은 김 부부장의 한마디에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 이제 관리 책임까지 묻는다니 이 정부 처지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라고 했다.
윤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며 구애를 멈추지 않고 있고, 통일부는 서울·평양 상주 대표부 설치, 북한 개별 관광, 비제재 물품 대상 물물교환 등 실현 불가능한 '2021 남북관계 발전 시행 계획'이란 것을 내놓기도 했다"며 "이제 또 김 부부장의 막말에 고개를 숙이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또 "남은 1년이라도 현실을 직시하라"며 "막말 위협으로 한반도 불안을 조장하는 북한을 향해 정부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다그쳤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 [연합] |
앞서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고,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탈북자 놈들의 무분별한 망동을 또 방치하고 저지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는 이에 "정부는 우리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남북 간 합의 이행 및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북한을 포함한 어떤 누구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고 했다.
한편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29일 사이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에서 대북 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0권, 미화 1달러 지폐 5000장을 북한에 날려보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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