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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부장적 집에서 자란 대학생, SNS상 성희롱 가능성 커” [촉!]
형사정책연구원 최신호 게재 논문
SNS 이용 대학생 270명 설문조사 분석
“‘신체피해 없으니까’라며 정당화하는 경향”
“성희롱 용인·이중적 성의식·여성 성적 대상화 ↑”
“가부장적 가정 극복, 중화 없앨 방안 모색 필요”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란 대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하거나 외모·신체 특징을 놀리는 등 성희롱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란 대학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희롱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형정원)에 따르면 최근 펴낸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봄호에 게재된 ‘가부장 가정과 중화 그리고 SNS상에서의 성희롱’ 논문에서 이성식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늘고 있는 ‘SNS 성희롱’의 구조적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 페미니스트 범죄학에서 주장하는 가부장 환경 요인과 인과관계를 분석했다.

논문은 2018년 서울시 7개 대학에 재학 중인 남녀 대학생(18~28세) SNS 이용자 2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계 모델(SPSS·AMOS)을 이용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가부장적 가정의 대학생들은 최근 1년간 SNS에서 성희롱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 유형은 ▷상대방 의사와 상관없이 음란 글·사진·영상 발송 ▷성적인 농담이나 야한 대화를 해 상대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것 ▷성적인 욕이나 비난 ▷상대의 외모·신체 특징 조롱 등이었다.

가부장적 가정환경(독립 변인)과 SNS 성희롱(종속 변인) 간 인과관계의 중간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개 변인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우선 가부장 가정의 대학생들은 SNS에서 성희롱에 대해 용인하는 태도를 보였고, ‘남성은 성경험이 많아도 좋지만 여성은 순결해야 한다’는 식의 이중적인 성의식 경향도 있었다. 여성의 성적 대상화 인식이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 성폭력 피해를 자초한다는 강간 통념 의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최신호에 게재된 ‘가부장가정과 중화 그리고 SNS상에서의 성희롱’ 논문에서 가부장적 가정환경은 SNS상 성희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독립 변인이었고, 스스로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당화하는 중화는 매개 변인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제공]

다만 SNS 성희롱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인 매개 변인은 ‘중화’가 유일했다. 중화는 특정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탈적으로 해당 행동을 한 후 죄의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을 말한다. 설문조사에서 가부장 가정 대학생들은 SNS에서의 성희롱은 성폭행처럼 직접적 신체적 피해를 주는 게 아닌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담했다’는 식으로 중화했다.

논문은 “가부장 가정의 대학생은 중화의 가능성이 크고, 그러한 이유로 SNS 성희롱을 더 하게 된다”며 “가부장 가정 대학생은 매개 변인에 매개됨 없이 직접적으로도 SNS상 성희롱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남자대학생이 가부장 의식 등의 점수가 높았고, 중화를 해 SNS상 성희롱을 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논문은 “이러한 결과는 디지털 성폭력 등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각종 성범죄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부장 가정이 극복되고, 아울러 중화의 여지를 없애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중화에 대한 교육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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