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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훼손된 롯데월드몰 ‘5억 그림’ 기획사, 원작자에 “복원 꼭 해야하나”[촉!]
훼손 ‘5억 그림’ 기획사, 원작자에 복원 ‘재고’ 요청
그림 복원시 보험사가 훼손한 한국인 남녀에 구상권 청구 가능성
복원 비용 수천만원 예상…‘훼손 남녀’ 부담 커질듯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몰 지하에서 열린 ‘스트리트 노이즈(STREET NOISE)’ 전시회에 전시 중인 존원의 작품을 관람객이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훼손된 해당 작품.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몰에서 해외 유명 작가의 시가 5억원 상당 그림이 젊은 남녀에 의해 훼손된 가운데, 해당 그림 전시 기획사가 원작자에게 “그림 복원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을 복원할 경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자칫하면 그림을 훼손한 젊은 남녀가 부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서 열리는 ‘STREET NOISE展(스트리트 노이즈): 그래피티와 팝아트’의 전시 주최 기획사인 씨씨오씨(CCOC) 관계자는 2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원작자가 그림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는데, 이럴 경우 그림을 훼손한 젊은 남녀에게 막대한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며 “지난주에 원작자가 소속된 갤러리를 통해 ‘그림 복원’을 재고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해당 그림의 원작자는 미국 유명 그래피티 작가 존원(JonOne)으로, 그는 현재 프랑스 부르지에 히가이 갤러리 소속이다.

지난 6일 원작자인 존원은 젊은 남녀에 의해 훼손된 그림을 복원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작품을 훼손한 젊은 남녀에게 배상받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 역시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기획사 측은 ‘복원’를 하는 순간 ‘비용 부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기획사 관계자는 “훼손된 작품을 복원할 경우 이에 대한 비용을 대는 보험사가 향후 젊은 남녀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이들에게 비용을 대라고 할 위험이 있다”며 “그림을 복구하는 동시에 젊은 남녀에게 피해가 안 가는 방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존원의 그림은 한국인 소장자가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소장자는 “그림 복원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최근 알리고 존원의 의사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원이 ‘그림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접으면, 그림을 훼손한 젊은 남녀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기획사 관계자는 “그림을 복원할 경우 드는 비용이 수천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복원 기간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전시장에서 열린 해당 기획전에서 젊은 남녀가 작품 밑에 놓인 붓과 녹색 페인트를 사용해 존원의 그림에 녹색 붓자국 3개를 남긴 후 사라졌다. 이들이 자리를 떠나고 30분 뒤 문제를 발견한 전시회 현장 관리자가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이후 서울 송파경찰서 산하 관할 지구대가 출동했으나 신고 취소로 당시 현장에서 사안이 종결됐다. 젊은 남녀는 “벽에 낙서가 돼 있고, 붓과 페인트가 바닥에 있다 보니 낙서를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프닝 또한 하나의 예술 같다”며 해당 관람객들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들은 “낙서라고 하지만 작품과 잘 어울린다”며 “오히려 작품의 가치를 높여 줄 것”이라고 했다. 한 네티즌은 “현대 예술은 관객과 함께 호응하는 것도 중요한 가치로 친다”며 “밑에 붓과 페인트가 있었으니 관람객들이 그런 의도로 받아들인 걸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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