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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세 할머니도 감감무소식”…더딘 고령자 백신 접종에 속터져[촉!]
“4월말로 연기 됐는데도 감감 무소식”
75세 이상 접종률, 이 속도대로라면 8월까지 끌어
시민들 “AZ 백신이라면 안 맞고 싶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항공사 승무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이달 1일부터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부족한 백신 물량 탓에 백신 접종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시민들은 “한 달이 다 돼 가도록 감감무소식”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군에 사는 김모(82) 씨는 보건소로부터 ‘이달 15일 백신을 접종한다’고 문자를 받았지만 접종일 며칠을 앞두고 “접종이 연기돼 4월 말이나 5월 초에 접종을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2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달 중순 자녀들이 봄나들이 가자는 것을 ‘접종 일정 때문에 안 된다’며 급히 취소시켰는데 (접종이)계속 미뤄지니 기약 없이 얼굴도 못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면사무소에 전화해 보니 ‘알려 주겠다’고는 했는데 도대체 언제쯤 맞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양모(25) 씨도 “제주도에 사시는 할머니 연세가 87세인데 백신은 감감무소식이다”고 했다. 이어 “4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자 대상으로 백신을 맞게 한다고 했으면서 아무런 연락도 못 받아 이모가 구청에 알아보니 일정이 밀려 ‘계획이 나오면 전화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6일 0시 기준 75세 이상 고령층의 1차 접종률은 22.3%로 2차 접종까지 끝난 비율은1.0%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오는 8월 말이나 9월이 돼서야 고령층 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인 60세 이상 64세 이하 시민들은 최근 혈전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접종을 꺼리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61) 씨는 “지난해 2기 유방암 판정을 받아 투병 생활을 마치고 건강을 신경 쓰고 있는데 혈전이나 백신 부작용이 무섭다”고 했다. 이어 “백신을 내 돈 주고 선택해서 맞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맞춘다고 하는데 (백신 접종이)고민된다”며 “한편으로는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아무도 만나지 못하니 백신이라도 맞아야 하나 갈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4) 씨는 “정부가 맞으라고 하니 어쩔 수 없지만 AZ 백신은 안 맞고 싶다”고 했다. 이어 “평소 고혈압이 있어 10년 넘게 약을 복용 중이라 AZ 백신의 혈전 부작용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불안감은 만성 신장질환자의 백신 접종 예약율에서 드러난다. 지난 25일 0시 기준 사회필수인력(경찰, 해양경찰, 소방 등)이 57.4%를 기록한 반면 만성 신장질환자의 예약율은 27.2%에 그쳤다.

백신 수급 부족과 불안 탓에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 26일 0시 기준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총 226만639명으로, 이달까지 300만명에 대해 접종하겠다는 정부 계획의 75.6% 수준이다. 국내 인구(5200만명) 대비 접종률은 4.4%에 머물고 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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