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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승리 단맛에 취했나…‘리더십 붕괴’ ‘퇴행 우려’
‘김종인 체제’ 해체 2주…혼란 여전
초선·중진 기싸움…통합은 지지부진
MB·朴 전 대통령 사면 또 수면 위로
김종인은 외곽서 “흙탕물” “아사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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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가운데),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왼쪽) 등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전국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했지만, 오히려 당내 혼란상은 더 커지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당을 떠난 후 리더십 공백과 과거 회귀 등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벌써 승리에 취해 혁신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내 초선·중진 사이 당권을 노린 기싸움은 점차 심화되고, 당밖 세력과의 통합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한 지 불과 5개월만에 “탄핵은 잘못” “형량이 과다” 등의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여기 저기서 사면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초선들과 당내 청년·소장파 그룹은 97세대(70년대 태생·90년대 학번)론을 앞세워 중진들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4·7 재보선에서 특히 20·30대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들은 이를 세대교체론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초선의 김웅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준비에 나섰다. 김은혜·윤희숙 의원도 지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초선들의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김웅 의원은 전날 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 강연에서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이 재보선 직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모실 일 없게 하겠다”고 한 일을 놓고 “쫓겨났다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는 느낌적 느낌이다.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고 저격했다.

중진들 간에도 균열이 감지된다.

당권 도전이 유력한 4선의 홍문표 의원은 전날 주 대행을 향해 이른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작당설’을 놓고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대행은 현재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거취를 명쾌히 표명하지 않고 있다. 홍 의원의 의혹 제기를 놓고 “정치 공세”라며 불쾌감을 표했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 합당 건을 놓고도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합당 결의’ 결론을 냈지만, 그 이후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국민의 기대를 등지고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

전직 대통령 사면론은 분위기를 더욱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초선들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옛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중진들은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당내에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부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당 안팎에서 “자칫하면 강성 세력에 휘둘리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말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올 지경이다.

초선의 조수진 의원은 탄핵 부정론을 띄운 5선의 서병수 의원에게 사과를 요청했다. 이에 일부 보수단체는 전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조 의원의 직 박탈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은 외곽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흙탕물”, “아사리판”이라며 기름을 붓고 있다.

한 다선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우리가 선거 이후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부족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은 원래 시끄러워야 생기가 도는 집단”이라며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낙관키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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