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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힘, 선거 이기더니 ‘도로 한국당’?
사면요구에 탄핵 논쟁까지 ‘혼선’
‘시기상조’ 청년·소장 그룹 반발도

또 시작이다. 자유한국당 당시 내홍의 촉매가 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이 다시 혼선을 빚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들이 행한 과오에 대국민 사과를 한 ‘김종인 체제’가 해체된 지 불과 2주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에서 이기더니 ‘도로 한국당’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박 전 대통령 사면에 공감을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우리는 4개월 전에 전직 대통령들에 (과오에)대한 사과를 했다”며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후 1~2주일 정도 지나 (사면을)꺼내는 일은 ‘저 당이 먹고 살 만한가 보다’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초선 내지 쇄신파 의원들도 사면을 조심스럽게 본다.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해 정치권 내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사면 논쟁의 재발로 이어졌다.

당장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전직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영어(囹圄) 생활을 하는 데 많은 국민이 걱정한다”고 했다. 맞상대로 거론되는 홍문표 의원도 “화합 차원에서 대통령이 사면 쪽에 손을 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도 같은 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사면을 건의했다.

‘청년·소장 그룹’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젊은 지지층 소구가 중요한 때 사면론을 꺼낸 것은 아쉽다”고 했다. 전남 당협위원장 일동은 성명서를 내고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와 탄핵에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사면보다 민생에 신경 쓸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국당은 이·박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한 갈등으로 당이 휘청거릴 만큼 홍역을 치렀다. 이 때문에 당의 지지율은 거듭 하락했고, 분당·탈당 사태도 겪었다. 전직 의원은 “전직 두 대통령이 연로하고 건강도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사면 찬반 논의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현안을 챙겨야 할 때”라고 했다.

한편 서 의원의 ‘탄핵 부정’ 발언을 놓고는 당내에서 선을 긋는 분위기다.

주 대행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의 발언은)전체 의견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초선의 조수진 의원은 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이 탄핵 받아 물러난 일은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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