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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사] 백신 확보의 마지막 기회, 한·미 정상회담!

지난해 총선을 돌아보면 여당은 패배할 뻔하다가 기사회생한 것 같다.

작년 2월 넷째 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 42%였다(2020년 2월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선거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45%를 넘으면 여당이 승리하고, 그 이하로 떨어지면 야당이 승리한다. 그래서 2월 말까지만 보더라도 여당 승리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3월 들어 바뀌더니, 3월 둘째 주 대통령의 지지율은 49%를 기록했다(한국 갤럽이 2020년 3월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 RDD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불과 2주 만에 여당 승리 예측지표인 대통령 지지율이 45%를 넘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부터 문 대통령 지지율은 6월까지 계속 상승했다.

당시 지지율 급반등의 가장 이유는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2월 말까지 코로나19는 우리나라에 주로 영향을 미쳤지만 3월부터는 전 세계로 퍼지는 팬데믹 상황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이때부터 ‘우리 정부가 방역 하나만은 잘한다’는 국민 여론이 형성됐다. 한 마디로 코로나19가 야당에 유리했던 환경을 여당이 승리할 수 있는 쪽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코로나19가 여권 전체를 코너에 몰아넣고 있다. ‘4차 대유행’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백신 수급이 어려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던 문 대통령은 19일 “집단면역까지 난관이 많다”고 했다. 일주일 사이에 어떤 상황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식의 입장 선회는 국민 불신을 더 키운다. 더구나 대통령의 ‘자신감’과 관련한 과거의 경험이 있기에 불신은 더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1월 19일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었다. 그래서 국민은 ‘청와대의 현실 인식’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선행 경험을 가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또다시 백신 수급과 관련해 자신감을 피력했다가 일주일 후 말을 바꿨으니, 대통령의 말에 신뢰가 생기기 어렵다. 어쨌든 지금과 같은 백신 수급 상황이 연말을 지나 내년 초까지 계속된다면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 결코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그러므로 국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 또 내년 대선을 생각해서라도 정권은 백신 확보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첫 번째 시험대는 5월에 있을 한·미 정상회담이 될 것 같다. 미국으로부터 백신 확보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정상회담을 마친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충분한 화이자 백신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리로선 일본의 ‘성과’를 눈여겨봐야 한다. 일본과 달리 우리는 확보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정권은 남북관계 개선과 같은 장기적인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 당장 발등의 불이라 할 수 있는 백신 확보를 위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잘 이용해야 한다. 다른 부분에서 양보하더라도 국민의 생존권과 경제 정상화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장기적 안목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국민 생존권 확보를 위해 던질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던져야 한다는 뜻이다.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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