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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민족으로 27kg ‘물폭탄’ 주문…“손 떨려서 운전도 못해요”
[123rf]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물 폭탄’ 한 번 맞고 나면 손이 후들거려서 바이크 핸들 잡는 것도 힘듭니다. 배달통 안에 다 들어가지도 않아서 오토바이 발판에 두고 배달해야 합니다.”

배달앱을 통한 소비자의 과도한 물 주문에 배달라이더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생수·주스 등의 음료류는 택배기사들도 기피하는 고난도 배송제품이다. 배달앱의 경우 오토바이가 주요 운송 수단인 만큼 음료류 배달이 더욱 어렵다.

19일 배달기사들의 커뮤니티에서 ‘27㎏ 물 폭탄’ 주문이 화제를 모았다. 생수류 12개 제품군에서 총 27㎏에 달하는 물을 배달시켰다. 액체세제·식품 등 주문 건에 포함된 다른 제품까지 합하면 30㎏이 훌쩍 넘는 무게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배달의민족 라이더 배달통 규격은 15㎏으로 알고 있다”며 “규격 사이즈 이상의 주문을 받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배달의민족은 생수 등 음료제품군에 개수 제한을 둔다. ▷500㎖ 이하 생수 최대 10개 ▷1ℓ 생수 최대 4개 ▷2ℓ 생수 최대 2개 등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제품 브랜드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한 번에 10㎏ 이상의 음료를 주문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한 주문자가 배달의민족 ‘B마트’를 통해 여러 브랜드에서 생수를 주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총 무게가 27㎏에 달한다. [네이버카페 ‘배달세상’ 캡처]

라이더들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불만을 쏟아낸다. 오토바이를 통한 배달 서비스가 음식을 넘어 생필품까지 확대되면서 이를 둘러싼 소비자와 라이더 간 갈등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오토바이 진입을 막는 아파트, 음식을 받고도 받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는 ‘배달거지’, 라이더를 고려하지 않은 ‘물폭탄’까지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다.

배민라이더 A씨는 “생수 외에도 보리차·커피캔·콜라 등 모두 음료로 이뤄진 주문이 최근 늘어났다”며 “음료류가 3만원어치만 담겨도 라이더들은 죽어난다. 제품 개수 제한이 아닌 물이 주성분인 제품에 대한 ‘총량 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e-커머스업체는 택배기사 1인이 배달하는 무게의 총량을 제한하고 있다. 예컨대 쿠팡은 택배기사 1인이 한 번에 20㎏ 이상 배달할 수 없는 구조다. 주문자가 생수·음료·생필품 등을 포함해 30㎏을 주문하면 택배기사 2인이 나눠 배달한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주문 접수 후 ‘B마트’ 포장 단계에서 라이더 1인이 배달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추가 배차’를 실시해 여러 명의 라이더가 배달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라이더 1인에게 지나친 무게의 주문 건이 배차되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무게·부피 등을 고려해 주문 시스템을 테스트하며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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