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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원전 오염수 방류에 후쿠시마 농어민도 반대…“카메라 앞에서 마셔야”
“설명만으로 신뢰 얻을 수 없다…부족한 것은 신용” 지적
후쿠시마 농협중앙회장 ‘타국 공감도 못 얻었다’…우려·비판
오염수 정화장치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사용 전 검사 안 받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맨 왼쪽) 일본 총리가 지난해 9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을 방문해 오염수를 들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본 총리실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로 거른 후 해양 방류하는 일본 정부의 구상에 대한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국민조차 정부와 도쿄전력의 계획에 공감하지 않으며 우려를 제기했다.

1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설명회를 했으나 참석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노자키 데쓰(野崎哲)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 연합회장은 방류 구상에 대해 “(후쿠시마에) 토착해 어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반대”라고 말했다.

간노 다카시(菅野孝志) 후쿠시마현 농업협동조합 중앙회장은 인접 국가들이 후쿠시마산 농산물 수입을 계속 규제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일본 측의 계획이 타국의 공감을 얻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설명회에서는 안전대책에서 불상사가 이어지는 도쿄전력을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지자체로부터 제기됐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민간연구소 니혼소켄(日本總硏)의 모타니 고스케(藻谷浩介) 수석연구원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했을 때 ALPS로 거른 오염수를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마셔도 되냐”고 물었으나 실제로는 마시지 않은 것을 마이니치(每日)신문 18일자에 실은 기명 논설에서 거론했다.

후쿠시마 어민들의 모습. [로이터]

모타니 수석연구원은 “삼중수소 외에도 방사성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이유를 추정하고서 “그렇다면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은 배출 기준 이하라는 것을 제삼자가 검증하면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그렇게 한 후 도쿄전력 경영진이나 정치가 등이 카메라 앞에서 처리수(ALPS로 거른 오염수)를 희석하고 끓여서 마시는 정도의 행동을 하면 어업에 생기는 ‘뜬소문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모타니 수석연구원은 “그것을 하지 않고서 ‘설명’만 거듭해도 세상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후쿠시마의 고통은 경감되지 않는다”며 “부족한 것은 삼중수소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신용’”이라고 꼬집었다.

그간의 경과를 보면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의 감독태세에 대한 불신은 하루 이틀에 생긴 것이 아니다.

도쿄전력은 2014년에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정황을 파악하고도 이를 장기간 공표하지 않아 ‘불리한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샀다.

당시 도쿄전력은 ‘원인 규명에 신경 쓰다 보니 적시에 공표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웠다.

올해 2월 후쿠시마에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도쿄전력이 고장 난 지진계를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 리스크 관리태세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후쿠시마 제1원전. [EPA]

교도통신에 따르면 방사성 물질을 걸러내는 설비 등의 문제로 인해 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125만t(지난달 기준) 중 약 70%에는 제거돼야 했을 각종 물질이 일본 정부 기준보다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매체 닛칸겐다이(日刊ゲンダイ)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도쿄전력은 ALPS의 본격 가동에 필요한 ‘사용 전 검사’를 마치지 않아 2013년부터 8년간 ‘시험 운전’ 상태였다.

후케타 도요시(更田豊志) 일본원자력규제위원장은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해서 저류(물 등을 모아둠)할지가 매우 급했다”고 14일 참의원 자원에너지조사회에 출석해 이유를 설명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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