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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7년…‘당시 중고생’ 20대 “‘재난세대’라는 수식어 떨치고파”[촉!]
7년 전 중고생 신종플루→세월호 참사→코로나 거쳐
취업 준비하는 20대 중반 “재난세대라는 수식어 거부”
20대 초반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재난 느껴”
“해당 세대, 사회에 나오면 부정적 낙인 떨치려 할것”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후 전남 목포 목포신항 일원에 노란 추모 리본이 나부끼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재난 세대’라는 수식어를 벗어나고 싶어요.”

세월호 참사 7주기 다음날인 1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한 김모(25·여) 씨는 “재난 세대라는 표현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며 “취업을 준비할 때라 그런지, 이젠 이런 수식어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김씨가 수학여행을 다녀오고서 일주일 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에서 300명이 넘는 학생을 태운 배가 물에 가라앉고 있다는 뉴스가 나올 당시 김씨는 수학 수업을 듣고 있었다고 했다.

당시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뉴스를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던 김씨는 “여전히 그 당시 사망한 또래 친구들을 추모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며 “다만 세월호 참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문제까지 얽혀 인생의 중요한 시점마다 뭔가 풀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고 사회에 한걸음을 내딛는 ‘세월호 참사 세대’에게 ‘재난’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을 경계한다고도 덧붙였다.

참사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취업준비생 양모(24·여) 씨도 “가끔 취업 관련 교육을 들을 때면 저의 세월호에 얽힌 기억에 대한 얘기를 기업들에게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하게 된다”며 “아픔을 간직한 채 주저앉는 사람이 아니라, 이를 통해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중학생이었던 20대들 역시 ‘재난’ 이슈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참사 당시 중학생이었던 임모(22) 씨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신종플루로 인해 난리를 겪었고, 세월호 참사가 터질 때는 중학교 수학여행을 가지도 못한 채 당시 선배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며 “최근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강의 등 대학 생활의 절반을 집에서만 보내고 있어 답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들 또래는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MZ세대(1980년초부터 2000년대초에 태어난 세대)의 일부이기도 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구보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는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막을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보면 이날 세월호 7주기를 추모하는 20대들의 많은 글을 볼 수 있다.

한양대에 다니는 20대 초반 강모 씨는 “신종플루,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등 여러가지 재난이 있었지만, 신종플루와 코로나19는 자연재해이고 세월호 참사는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며 “‘재난 세대’라는 표현 자체가, 세월호 참사 등과 관련해 우리 세대가 안전을 위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용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안전이나 재난에 대해 더 민감할 수 있다”며 “그런데 신종플루나 코로나19는 전 세대가 겪은 문제라는 점에서, 결국 세월호 참사가 20대 초중반 세대에 미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동시에 이들이 ‘재난 세대’라는 수식어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심리는, 사회에 나오면서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찍히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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