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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문만 찾다, 민심만 잃었다”…민주당의 뒤늦은 반성문 [정치쫌!]
비대위 두고 “친문 위주”…당내 잡음 계속돼
초선들 “조국ᆞ박원순 지키려다 지지층 이탈”
원로도 “중도 밥맛 떨어지게 만들었어” 비판
김어준 두고서도 “등 돌리는 시민만 많아졌어”
정의당 등 지지 잃으며 선거 패배로 이어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30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2030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4·7 재보궐에서 국민의힘에 완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패인을 찾으며 ‘친문 책임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어준 말만 듣다가 오히려 선거를 망쳤다”는 비난이 나오는가 하면 “친문만 챙기다가 정의당마저 민주당을 외면하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소속 초선의원 50여 명은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간담회를 열고 4·7 재보궐 패배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당장 불거진 것은 그간 친문 세력 등 열성 지지층에만 집중했던 당에 대한 반성이었다.

한 초선 의원은 간담회에서 “특정 지지층의 목소리만 듣다 보니 당 안팎에서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며 우회적으로 친문 세력을 비판했고,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조국 사태부터 당이 민심과 다른 길을 걸었다”는 성토가 나왔고, 간담회 후 기자회견에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논란과 관련해 “진심 없는 사과, 주어와 목적어가 없는 사과, 행동 없는 사과를 한 것을 깊이 반성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 2030 의원인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의원은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열고 “수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감쌌던 당의 행보를 지적했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민주당이 그동안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전부 받아줘서 지층이 자꾸 떨어져 나갔다. 중도가 밥맛 떨어지게 만들었다”고 비판에 나섰다.

대표적인 ‘친문’ 논객인 김어준 씨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김 씨는 재보궐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참석하며 인근 생태탕 식당에 갔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이후 박영선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전체가 김 씨의 주장대로 생태탕 논란에만 집중해 다른 인물 검증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서울시민들의 뜻이 어떤 것인지는 4·7선거 결과로 생생하게 나타났다”라며 “이미 김어준이라는 스피커에 의존해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사실을 이번에 경험들 했을 것”이라고 했다. 유 평론가는 “대선 정국에서 김어준이 편파 방송으로 맹활약한들 결집하는 팬덤보다 등 돌리는 시민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그러니 김어준 방송을 계속하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도 자해 행위”라고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정의당과의 갈등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과거 주요 선거 때마다 정의당과 후보 단일화 등 ‘범여권’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정의당이 나서서 박 후보를 강하게 비난하는 등 파열음만 나타냈다.

실제로 박 후보는 “심상정 의원 같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정의당에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직접 “염치가 있으라”라며 거절했고, 박 의원이 이른바 ‘노회찬 버스’로 불리는 6411번 버스에서 유세를 하며 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를 언급하자 “입에 담지 말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의 선거 패배에 대해서도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가 자기 자신에게 참패한 선거”라고 평가하며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180석 의석만 믿고 독주한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출신 민주당 중진 의원은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놓고선 총선에서 비례정당을 내며 정의당을 배신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심사 과정에서도 정의당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라며 “180석 의석만 믿고 범여권 정당들을 무시하니 이제 와서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정의당 말대로 염치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민주당 안팎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지도부 사퇴로 꾸려진 비대위가 ‘친문’ 일색이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불거진 상황이다. 4선 중진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인데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뽑는다면 쇄신의 진정성이 생길 수 있겠느냐”며 도종환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뒤이어 다음 달 2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뽑아 쇄신 작업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내에서 ‘친문’ 등을 두고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어 한동안 민주당 내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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