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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이마 대신 입안 확인하라”…경찰, 새 ‘아동학대 체크리스트’ 개발
연구용역·시범운영 통해 완료…전국 관서 배포
부위별 상처 유무 체크로 간소화…신속성 높여
입안·몸통 안쪽 등 은밀한 학대 흔적 확인하게 보완
해당 항목 1개 이상 시 ‘분리조치’ 등 대응하도록 적시
경찰청은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아동학대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기 위한 체크리스트 개선안을 개발해 전국 경찰관서에 배포했다고 9일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아동학대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기 위한 체크리스트 개선안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아동학대 현장의 초동 대처 미흡이 학대아동 사망까지 이른 ‘정인이 사건’의 비극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아동학대 현장조사 체크리스트’ 개선안을 전국 경찰관서에 배포했다. 이번 개선 체크리스트는 연구용역과 76개 경찰관서에서 실시한 시범 운영을 통해 마련됐으며, 출동 현장에서 아동학대 여부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항목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과거 사용하던 체크리스트는 신체학대, 성학대, 정서학대 등 확인 항목에 지나치게 구체적이거나 현장에서 바로 알기 어려운 문항들이 포함돼 있어 현장 대응에 되레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예컨대 신체학대 세부 사항에 눈 충혈 여부까지 확인하도록 한다거나 ‘세게 흔듦’ ‘묶음’ ‘조름·비틂’ 등 현장에서 바로 구분하기 어려운 수법을 체크해야 했다. ‘표정 어두움·밝음’ 등 주관적 판단을 요하는 항목도 있었다.

개선안은 신체학대 확인 항목을 눈, 머리, 팔·다리, 몸통 등 ‘부위’로 구분해 상처 유무를 빠르게 확인하는 방식으로 간소화했다.

그러면서도 입안, 팔·다리 안쪽, 몸통 안쪽, 귀, 목 등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확인하도록 했다. 이마나 팔뚝처럼 일상생활에서 상처가 생길 수 있는 부위가 아니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부위에 아동학대의 흔적이 남는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반영했다.

학대 의심 아동이 만 6세 영유아일 경우, 도구를 이용했을 경우, 상처 발생 경위에 아동과 행위자 진술이 다를 경우 등에도 상황을 상세히 기재하도록 했다.

체크리스트에 해당하는 항목이 1개 이상이거나 신고 이력이 2회 이상이거나 성학대 또는 중상해가 있다면 피해 아동 분리 등의 조치를 하거나 입건 여부를 반드시 검토하도록 적시했다.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보고 현장 종결 시에는 그 사유를 상세히 작성해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출동 경찰이 학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객관적·전문적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며 “향후 경찰관 교육과 체크리스트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통해 대응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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