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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정인이 사건 방치’ 홀트, 회장 사임…노조 “징계 없었다” 반발[촉!]
홀트아동복지회장, 지난달 권고 사임
“‘정인이 사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
노조 “책임자 징계 과정·새 회장 채용 모두 깜깜이”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공판이 열린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의 입양을 맡아, 학대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은 홀트아동복지회(홀트)의 회장이 지난달 사임했다. 이에 홀트 측은 새 회장을 공개 초빙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정인이 사건’에 대한 징계 없는 책임자 사임과 ‘깜깜이 채용’ 우려에 반발하고 있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 김모 홀트 회장은 권고사임했다. 홀트 측은 이달 5일 새 회장의 초빙 공고를 냈다.

홀트는 지난달 19일 이사회에서 정인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회장에 사임을 권했고, 그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도 임시이사회 회의를 열어 특별징계위원회를 꾸리고 지난달 초 1차에 이어 이달 1일 2차 징계위를 진행했으나 징계 대상과 논의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미진 민주노총 사회복지지부 홀트지회장은 “정인이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징계 없이 회장은 퇴직 처리됐고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위 논의 결과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 측은 이번 회장 채용 역시 이미 이사회에서 내정자를 두고 진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지회장은 “회장 모집도 몇 가지 요건을 내세워 공고를 진행했지만 그동안 이사회가 점찍어 둔 인사로 회장이 발탁됐고 직원들의 뜻과는 다른 인물이 내정됐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내정자를 두고 공개 채용을 진행, 이에 따른 ‘깜깜이 인사’로 업무상 혼란이 있었으며 이러한 배경이 정인이의 사망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정인이 사건이 있기 얼마 전 입양 담당 부서의 사회복지사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대거 교체돼 입양·아동 관리가 부실해졌다.

아울러 노조는 홀트가 정인이 사건 책임자에 대한 징계 공개와 구조적 문제 해결에 소홀하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정인이 입양을 담당했던 직원은 병가를 내다가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입양을 담당했던 팀장도 신설 부서로 이동하면서 승진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도 “정인이 사건 이후 홀트가 입양 절차, 입양아 관리 등에서 불거진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이 없었다”며 “정인이 사건에 대한 책임자 징계 결과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홀트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인이 사건에 대한)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회장이 사임의 뜻을 밝혔다”면서도 “초빙 공고가 났으나 회장에 대한 퇴직 처리 시점은 얘기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홀트는 정인이 사망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문을 내고 “정인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인이의 입양 절차상 문제는 없었으며, 사후 관리 역시 “매뉴얼을 준수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는 7일 오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35) 씨와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모(37) 씨의 5회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해당 재판에는 국내 법의학계 권위자인 이정빈 가천대 의대 법의학교실 석좌교수 등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 교수는 정인양 사인 재감정에 참여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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