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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해도 너무 한다”·“野 한 게 뭐 있노”…들끓는 부산민심[부산르포]
거센 정권심판 바람 속 반론도…민심 ‘온도차’
“성추행 선거 남부끄럽다”·“네거티브 안먹혀”
“국민의힘 시장때도 마찬가지”·“野 대안 안돼”
네거티브에 염증도…“일자리 심각한데 싸움만”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5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공영주차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5일 오후 부산 수영구 현대아파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정윤희 기자]“진짜 이거는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이가”(부전시장 상인, 50대)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부산의 바닥민심이 절절 끓고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사건과 부동산 정책 실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정권심판 바람이 매섭다. 부산 곳곳에선 “본때를 보여줘야 된다”, “이번에 꼭 정권을 바꿔야 된다”는 목소리를 흔히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완전히 일방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라고 잘했나. 부산 죽어 가는데 한 게 뭐있나”라는 반론도 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염증을 느끼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는 “결국 정치인들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나”는 냉소가 읽혔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고소고발을 이어가며 상대 후보를 까내리는데 여념 없는 모습이다.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오후, 부산진구에 위치한 부전시장을 찾았다. 부산진구는 유권자 수가 31만명에 달하며 해운대구(34만명)에 이어 유권자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또, 역대 시장 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최종득표율과 매우 근접한 득표율을 보이며 부산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장을 보러 온 70대 여성은 “오거돈이 성추행 땜에 선거하는 것부터가 남사시럽다(남부끄럽다)”며 “민주당 하는 것을 보면 어찌 저리 뻔뻔스러울 수 있나 싶다”고 말했다. 50대 상인도 “저렇게 네거티브하고 하는거 보면 (민주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며 “그동안 오거돈이 몇 번이나 (시장)선거에 나오면서 잘해보겠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어떻게 이따위로 할 수가 있나”고 분노했다.

4.7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부산 광안리 바닷가 전경. 투표를 독려하는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헤럴드경제(부산)=정윤희 기자]
4·7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오후 부산진구에 위치한 부전시장에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부산진구는 부산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지역이다. [헤럴드경제(부산)=정윤희 기자]

또 다른 60대 여성은 “그래도 국민의힘이 되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겠나”며 “사전투표는 혹시나 해서 안했다. 본투표날에 할 생각”이라고 했다.

부산역에서 탄 택시에서 만난 기사 신모씨(60대) 역시 “민주당이 정권 잡고 나서 살기가 더 팍팍해진 것 같다. 손님들도 다 비슷한 얘기를 한다”며 “지금 엘시티다 뭐다 되도않는 네거티브를 하고 있지만 하나도 안먹힌다”고 했다.

반면, 광안리 바닷가 근처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민주당에 실망했긴 하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 계열 소속 전임 시장들인) 허남식 때도, 서병수 때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6)는 “(사전투표에서) 1번을 뽑았다. 재산이나 뭐나 의혹도 적은 것 같고 좀 더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도 “여론조사에서 워낙 차이가 나서…솔직히 당선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4·7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오후 부산의 대표 번화가 중 한 곳이자 젊은층이 많은 경성대·부경대 앞에서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헤럴드경제(부산)=정윤희 기자]

부산의 대표적 번화가 중 하나인 경성대·부경대 앞에서 만난 젊은층들은 정권심판·정권안정보다는 상대적으로 일자리 문제, 경제 활성화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정책·비전보다는 네거티브 의혹이 부각되는 선거전에 대한 불만도 터뜨렸다.

스터디에 가는 길이라는 대학생 서모씨(26)는 “부산에 남아있고 싶어도 괜찮은 일자리가 없다. 취업 자체가 어려운데 그나마도 취업을 하려면 서울로 가야한다”며 “(여야 후보가) 치고 박고 싸우기만 하는데 부산을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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