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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진 공군대학 총장 “억제전략의 핵심은 안정과 우세의 균형”
“北, 핵을 억제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 보여”
“軍 확장억제·미사일방어, 북핵 억제에 효과적”
“軍, 전쟁 이해 분쟁 억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
김광진 공군대학 총장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등 잇단 도발에 나섰을 때 우리 군과 미군은 F-35B 스텔스 전투기와 B-1B전략폭격기, F-15K 전투기 등 공군전력을 투입해 억지에 나섰다.

공군 전략자산은 가장 즉각적이면서도 직접적인 억제효과를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절제된 접근도 중요하다. 헤럴드경제는 군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량살상무기(WMD) 및 핵태세 전문가인 김광진 공군대학 총장을 인터뷰했다.

지난 31일 대전 유성구 소재 공군대학에서 만난 김 총장은 “군사과학 기술의 발전속도에 따라 글로벌 핵태세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변화를 반영해 전략적 균형과 안정성을 고려한 억제전략을 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오늘날 북한의 핵 정책(핵태세)은 전략적 불확실성을 무기로 정권의 안보를 강화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총장은 “기본적으로 핵태세는 비공개 정보이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당대회에서 핵은 방어용이라고 강조하는 점에서 파키스탄식 ‘신뢰적 최소 억제 전략’(credible minimum deterrence)을 택해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핵무기를 어떻게 쓸 건지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안보를 강화하는 모습도 신뢰적 최소 억제 전략의 측면이 있는데, 결론적으로 북한의 핵전략은 대남전략과 대외전략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노딜 이후 지금은 내부 검토를 하고 숙고하는 단계라고 본다”고 말했. 신뢰적 최소 억제전략은 핵을 선제공격이 아닌 적국의 공격을 억제‧보복하기 위해 개발‧보유하는 접근법이다.

김광진 공군대학 총장

우리 군은 북한의 핵 도발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상태일까. 김 총장은 “다른 공군들과 달리 한국 공군은 미사일방어 자산을 운용한다”며 “여기에 한미연합공군의 확장억제태세를 통해 압도적 응징 가능성을 과시함으로써 보복차원의 처벌적 억제를 하고 있다. 억제 관점에서 봤을 때 공군의 능력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연합공군이 공군 전략자산을 투입할 때마다 관영매체 등을 통해 반발해왔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건 우리의 억제의지가 잘 전달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억제가 효과가 있으려면 결국 상대국가나 정권이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그 국가나 정권에 대한 내부 사정과 제도‧문화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억제가 군사적 도발 및 분쟁 가능성을 심화하지 않을 ‘전략적 안정성’과 유사시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적 우세’의 균형이 확보돼야 최상의 억제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전술핵 배치론’에 대해 “당장 우리 억제력은 북한의 재래식 공격 등을 억제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전술핵을 배치하자고 하면 과연 전략적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미국 쪽에서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진 공군대학 총장

김 총장은 북한에 대한 억제역량 외에도 최근 군사적 긴장이 심화한 동북아 정세에 대응해 군 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공군 창군 100주년을 준비하는 미래 항공우주력 발전 구상인 에어포스 퀀텀(Air Force Quantum) 5.0을 제시하기도 했다. 에어포스 퀀텀 5.0은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선제적인 항공우주안보 확보를 위한 우리 공군의 핵심능력 발전전략을 담고 있다.

그는 “오늘날 군은 전시뿐 아니라 평시에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대치 등 전쟁 이하의 단계에서 분쟁을 억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국제정세에 대한 판단능력과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공군대학에서는 장교들이 이러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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