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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호황 누린 IT기업들, MBA 출신 등 우수 인력 ‘싹쓸이’
석유·가스 등 전통적 MBA 수요 줄어
MBA 졸업생들, 기술 기업으로 유턴
교과 과정도 인공 지능 등 IT기업 특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호황을 입은 거대 정보통신(IT)기업들이 대거 경영학 석사과정(MBA) 출신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 주목된다. 사진은 미국 최대 온라인상거래업체 아마존의 광고가 게시된 건물 전경.[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과거 엑손모빌에 들어가던 경영학 석사과정(MBA) 졸업생들이 요즘은 정보통신(IT)기업으로 입사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 MBA 졸업생들이 엑손모빌에 한 명도 들어가지 않은 해다. 내 기억상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피터 로드리게스 라이스대 MBA인 존스경영대학원 원장의 말이다.

아마존, 줌, 넷플릭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예기치 않은 호황을 누린 IT기업들이 MBA 출신 우수 인력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T기업들이 우수 인력의 대거 채용에 나서면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고용시장에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MBA의 국제협회 격인 MBA CSEA가 100여개 MBA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BA 졸업생을 정규직으로 뽑는 IT기업들이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반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올해 채용 시장에서 일자리가 줄었다고 답했다. 소매업과 에너지 분야 등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은 업계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대면 서비스가 불가피한 서비스업계의 불황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1%가 서비스업계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답했다.

컨설팅업계는 매년 MBA 출신들을 가장 많이 채용하는 분야로 꼽힌다. 이번 조사에서는 컨설팅업계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응답도 50%에 육박했다.

메건 핸드릭스 MBA CSEA 전무이사는 “아마존, 줌, 넷플릭스와 같이 코로나19 위기에 오히려 호황을 맞은 IT기업들이 MBA 채용의 주력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올해 1000명 이상의 MBA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고, 줌 역시 글로벌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신규 MBA 인력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라이스대 MBA 2년차인 나이지리아 출신 아킨타요 아비오둔(38)은 석유·가스 등 에너지업계로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업계의 채용이 줄어 올해 상반기부터 아마존 재무 리더십개발 프로그램에서 일하기로 했다. 그는 “아마존을 빼면 일자리가 거의 없어 취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IT기업에서 MBA 수요가 갈수록 늘자, MBA 측에서도 교육과정을 데이터 분석, 인공 지능 등 IT기업과 연관된 쪽으로 특화시키고 있다. 서든메소디스트대(SMU) 콕스경영대학원 측에 따르면, 2018년 MBA 졸업생을 가장 많이 채용한 3개 업계는 금융, 컨설팅, 부동산 분야였고, 졸업생의 5%만이 IT업계에 진출했으나 지난해엔 17%가 IT업계에 취직했다. 또 올해는 IT업계뿐만 아니라 벤처 캐피탈, 사모펀드, 그린 에너지 분야 등에서 MBA 출신 인력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SMU MBA 1년차인 줄리 폴록(25)은 소매상품 브랜드관리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았지만, 이번 여름 삼성전자에서 인턴으로 일할 계획이다. 그는 “기술기업 채용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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