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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유세차 20대 취업 떨어뜨려라" "청년, 얼마나 외로우면" "경험치 낮아"
與쪽에서 거듭 '청년 악재'
野 "저열·오만에 분노 솟구쳐"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점심시간. 종로구청 사전투표소에 시민들이 줄지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은 당 유세차량에 올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한 20대를 향해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 "바보들은 취업 면접 때 떨어뜨려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 데 대해 "피가 솟구치는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젊은이들 취업을 막을 힘이 우리 세대에게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저열, 젊은 타인을 바보라고 인증할 정도로 자신들은 현명하다는 오만함이 아득하다"며 "좋은 세월에 일찍 태어나 좋은 일자리를 잡고 이름을 만든 것, 그것도 권력이라고 손에 쥔 것 없이 막막해하는 젊은이들에게 협박질을 하느냐고 따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간 억눌렸던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이번 선거공간에서 삐져나온 게 우리 기성세대에게, 제 자신에게 내리치는 죽비처럼 느껴진다"며 "아무리 각자 앞가림이 바빴다지만, 따지고 보면 다 우리 자녀·조카·동생인데 젊은이들의 절망이 이렇게 깊어질 때까지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들이 바보라고 부른 젊은이들 중 일부와 유세장에서 직접 만나 인사했다. 자기 세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데 살짝 설레하던 그들의 얼굴이 떠오른다"며 "이런 말에 그들이 상처를 받지도, 기죽지도 않기를 바란다. 뒷세대 협박질이나 하는 동세대인을 분명히 비판하는 게 우리 세대가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찾아주는 작은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의 유세차에 오른 대학생 A(21) 씨는 페이스북에서 "청년들 영상을 공유하며 뭐라고 하시는 것, 어른으로 할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며 "부디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면접 볼 때 떨어뜨리라고 하시는 것은 일종의 저주라고 생각한다"며 "왜 제 앞길을 막으려고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연예인들도 악플 때문에 자살을 하는데, 왜 그러는지 잘 알 것 같다"고도 했다.

4·7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종료된 3일 오후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들이 관외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연합]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청년들에게 쓴 협박성 글이 기막힌다"며 "청년들의 오 후보 지지를 부러워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그 마음을 갖고 청년들을 협박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공직선거법 237조는 연설원에게 폭행, 협박을 가하는 경우 엄하게 처벌하도록 명시돼 있다"며 "20·30 시민 참여 유세에 동참한 젊은이들에 대한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에서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28일에는 류근 시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0대 청년들이 오세훈 지지율이 60%라고 수구 언론들이 막 쌍나발을 불기 시작한다"며 "그런데 참 이상하지. 20대 청년이 그 시간에 전화기를 붙들고 오세훈을 지지한다고 뭔가를 누르고 있으면 그 청년은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가. 얼마나 외롭길래 여론조사 전화 자동 질문에 귀를 기울이며 응대를 하고 있었겠는가"라고 했다.

또 "도대체 정상적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면 어찌 오세훈·박형준 같은 추물을 지지할 수 있는가"라며 "LH 공사 직원들의 오랜 부패 행태를 문재인 정부의 책임으로 단일화시키는 프레임에 속는 사람들은 어차피 공동체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류 시인은 '유권자 비하'라는 비판이 일자 "누가 유권자 비하라고 하는가. 그냥 돌대가리들 비판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일인 2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앞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가'란 취재진의 질문에 "20대의 경우 과거 역사 같은 데 대해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나"라며 "지금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보는 경향도 있다"고 답해 이른바 '경험치 논란'을 만들었다.

"20대를 비하했다"는 반응이 나오자 박 후보는 같은 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20대 청년이 내게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 하는데, 우리는 전두환 시대를 못 겪어 쉽게 비교가 힘들다'고 했다. 이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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