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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프티콘 바코드까지 노린다”…‘좀도둑’ 활개치는 당근마켓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당근마켓에 올라온 기프티콘, 끝 부분이 살짝 보이는데..이거 포토샵으로 늘리면 매장에서 사용 가능?”

온라인 중거거래 플랫폼에서 소소한 절도·횡령이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다. 모바일 교환권(기프티콘)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검색하고, 관련 사진에 노출된 바코드를 찾아내 무단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아예 절도한 물건을 매물로 올리는 판매자도 적지 않다.

31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모바일 교환권을 무단으로 도용한 사용자를 찾는 글이 화제다. 해당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얼마 전 한 커피숍에서 케이크로 교환할 수 있는 기프티콘을 당근마켓에 매물로 올렸다. 하지만 관련 사진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제품 교환에 필요한 바코드를 전부 가리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글쓴이는 “누가 포토샵으로 바코드를 늘여 사용한 것 같다. 사진 속 제품 대신 다른 케이크를 사간 것도 알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먼저 연락하라”고 통보했다. 언제 어느 매장에서 모바일 교환권을 사용했는지도 확인했고, 교환 과정이 담긴 CCTV까지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온라인상에 유출된 바코드 이미지를 도용했다고 당당하게 후기를 남기는 이들도 있다. 지난달 한 누리꾼은 “당근마켓을 둘러보다 OO치킨 기프티콘이 있길래 사진을 눌렀더니 기프티콘 끝 부분이 보이더라. 이걸 늘이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고, 실제 주문도 됐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당근마켓에 기프티콘을 허술하게 가린 사람이 있길래, 밝기 조절을 해봤더니 다 보이더라”며 “날름 케이크로 바꿔 먹었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아예 훔친 물건을 매물로 올리는 판매자도 있다. 도둑맞은 자전거가 당근마켓에 매물로 올라와 경찰에 신고 조치하고 절도범을 잡은 사연, 학교에서 분실한 이어폰을 해당 학교에서 직거래하겠다는 게시글을 보고 범인을 찾아낸 사연 등 황당한 사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절도품이 매물로 올라오는 일이 적지 않다 보니, 의심이 가는 물품이라면 구매자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까지 나온다. 한 이용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매물 수십개를 등록했는데, 모두 기업 탕비실에 비치돼 있을 만한 물품들이었다. 예컨대 ‘호두, 아몬드, 율무차’, ‘물티슈 70매*6개’, ‘초코파이 모둠’, ‘비닐봉지 특대’ 등이었다. 물론 회사의 비품 담당자가 책임자 허락을 받고 판매한 물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일 수 있으니 구매 예정자도 조심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소확횡이란 회사의 사무용품이나 탕비실에 비치된 식품을 소소하게 사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작은 사치를 즐긴다는 의미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변형해 만들어졌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보상심리가 반영돼, SNS에 인증 사진이 올라오는 등 일종의 유행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훔친 물건의 양과 상관없이 이같은 행동은 절도죄에 해당한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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