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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투표율 미달·후보 미등록…대학 총학생회 고사 직전[촉!]
서울대 총학 2년째 공석…2010년 등 세번째
온라인 투표·기간 연장해도 소용 없어
고려대·한양대도 후보자 없어…재선거도 무산
서울대.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1년 넘게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서울 시내 여러 대학이 올해에도 총학생회 대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투표를 도입하고 기간을 연장해도 투표율이 저조한 탓이다.

31일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서울대 제62회 총학생회 선거도 최종 투표율이 45.17%에 그쳐 끝내 투표함을 열지 못했다. 선관위는 “잠정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총선거가 무산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재적 회원 수의 과반이 투표하고 찬성률이 절반을 넘었다면 단독 입후보한 ‘퍼즐’ 선거운동본부가 당선될 수 있었다.

이번 선거는 지난 30일 오후 9시까지 진행됐다. 본 투표는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캠퍼스 내 5개 투표소에서 약 6시간씩 온라인으로 24시간 내내 진행됐으나 투표율이 25%에 머물렀다. 그러자 선관위는 투표 기간을 연장했다. 투표율 저조 탓에 선거 연장 기간에도 오프라인 투표소는 운영되지 않았다.

이로써 서울대 총학생회는 2019년 말 제61대 총학생회가 사퇴한 이후로 2년째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제62대 총학생회는 네 차례 선거를 거치고도 선출되지 못했다. 2019년 11월 단독 출마한 선본이 포스터 표절 논란으로 사퇴하고 지난해 4월에 출마한 선본도 성추행 논란으로 전원 사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등록한 후보자가 없었다.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는 다음 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11월까지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가 대행할 전망이다. 이 같은 연석회의 대행 체제가 시행되면 2010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투표를 하지 않은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같이 총학생회가 공석으로 남아있는 것이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마지막 학기 재학 중인 농생명대 15학번 유모(25) 씨는 “이번 선거 무산은 코로나19나 온라인 투표 등 시간과 장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학부 생활 동안 한 번도 총학생회 투표를 하지 않았다”며 “총학생회 역할의 존재나 역할 등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투표에는 참여 않지만 총학생회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10학기째 재학 중인 인문대 12학번 이모 씨는 “그동안 한 두 번 투표했으나 이번에 투표하지 않았다”면서도 “학생회는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소통 창구인데, 입학했을 때부터 학생들이 학생 자치 등에 관심을 그다지 갖지 않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총학생회가 고사 직전에 놓이는 것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지역 대학 중 11곳이 지난해 투표율이 미달 또는 후보자가 사퇴하거나 등록하지 않아 지난해 말 총학생회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이들 대학은 단과대학 회장들로 구성된 비대위 체제로 이달과 4월 재선거나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봄 선거도 후보자 미등록 등의 이유로 난항을 겪고 있다. 고려대는 3차 선거까지 무산되면서 올해에도 비대위 체제를 이어 가기로 했다. 한양대는 총학생회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된 채 이날까지 3일간 단과대학 선거만 진행했다. 지난해 후보자가 없어 총학생회 선거를 치르지 못했던 숙명여대도 이날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고 있으나 오전까지 후보자가 없는 상황이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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