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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곡동 땅에서 스텝 꼬인 오세훈...박영선 ‘한방’은 없었다”
“오세훈 내곡동 땅 방어에 실패”
5대5 공방, 박영선 6대4 평가도
“박영선 훨씬 더 잘해야 역전”
언택트 선거 ‘TV토론’ 최대 변수
방송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최하는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 후보자 TV 토론회가 29일 시작해 31일까지 사흘간 연이어 열려 막판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첫 TV토론 맞대결을 벌인 29일 밤 MBC 100분토론 생중계 직전 각각 단장을 하며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그야말로 혈투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첫 TV토론이 양측의 치열한 공방 속 마무리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대5’의 백중세라는 평가와 ‘6대4’의 박 후보 근소 우위였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두 후보 모두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역대급 난타전’이었다는 관전평과 함께 TV토론이 시민들의 표심을 얼만큼 자극할지가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전날 밤 토론회에 대해 “두 후보가 각각 잘한 게 있고 못한 게 있다. 5:5로 팽팽하게 맞섰다고 본다”며 “오 후보가 의외로 내곡동 땅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 ‘그 땅은 내 마음속에 없다’, ‘기억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등의 답변은 비유적으로 치환하는 수사학(레토릭)을 구사한 건데 시민들, 유권자들이 아주 싫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여론조사 지지율) 열세에 있는 박 후보가 전세를 뒤집으려면 훨씬 더 잘했어야 한다”면서 “내곡동 집중포화는 예상됐던 것이고, 그 이상의 정책적 측면은 박 후보가 다소 일반적 준비에 그친 게 아니냐. (열세 후보로서) 비장의 무기가 보이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역시 내곡동 땅 의혹 관련 대목을 핵심 포인트로 짚었다. 엄 소장은 “오 후보가 내곡동 땅에서 스텝이 조금 꼬이면서 전반적인 토론 양상은 박 후보가 6대4 정도로 우세했던 것 같다”며 “박 후보가 진정성 측면이나 공세에서의 절박성이 더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내곡동 땅 의혹에서 오 후보의 설명은 ‘상당히 곤경에 빠져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박 후보가 계속 말을 끊지 말라고 하는데, 냉소적이었던 오 후보 태도도 부정적 평가를 보이기 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후보의 과잉 예산을 비판하며 서울시정을 풀어가는 것에 있어서만큼 오 후보가 경험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상당히 여유있고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6대4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두 후보가 시종일관 말싸움에 가까운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혹평도 나왔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두 후보 모두 원래 토론 잘하고 말 잘하기로 유명한데, 전날은 정책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라기보다는 계속 겉도는 토론이었다”며 “네거티브에 의존해 상대방 약점을 공격하다보니까 보기에 썩 좋지 않았다. ‘용호상박’이 아니라 ‘계묘상박’(닭과 고양이의 싸움)”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주변의 교수들이나 학생들도 ‘초등학생 토론회’ 같다는 평가를 내리더라”며 “안심소득, 기본소득같은 중요한 대목에서도 서로 계속 말을 끊고 잘라 남은 게 없다. 서로 상대방에 대한 증오만 앞서서 토론에 대한 기본적 존중이 없는 요즘 한국 정치의 축소판 같았다”고 혹평했다. 이 교수는 “누가 미래지향적으로 정치를 더 잘할 것인가가 아니고, 누구를 더 싫어하게 만들 것이냐로 사람들의 혐오를 유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두 후보는 30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TV토론회에서 맞붙는다. 내곡동 땅 의혹 등의 주목도가 크게 올라간 만큼 이날 TV토론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선거가 되다보니 TV토론 외엔 시민들이 후보를 평가할 방법이 없다”(박상병 평론가), “2차전에서 반전할 수 있냐 없냐에 따라서 여론 물줄기가 바뀔 수 있다”(엄경영 소장) 등의 분석이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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