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중국 없으면 한국 드라마 못 만드나?” 中자본 드라마 우수수 쏟아진다
한국 드라마에 중국 자본 투자가 늘어나면서 과도한 PPL 광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에는 징둥닷컴이 PPL 업체로 참여했다. 사진은 사랑의 불시착 방영화면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한 채널에서만 중국 자본 투입되거나 중국 원작인 드라마가 올 한해 5개 방영?”

중국 자본, 원작과 관련 있는 드라마가 올 하반기에도 계속 방영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드라마가 중국풍 소품이나 중국 기업의 식품을 뜬금없이 노출해 시청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으면서, 이 같은 파장이 후속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 음식과 문화를 왜곡하는 중국 콘텐츠들이 쏟아져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어, 중국 관련 드라마에 대한 반발 여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채널 tvN은 네이버 웹툰 지적재산권(IP)를 토대로 제작하는 ‘간 떨어지는 동거’를 오는 5월부터 방영할 예정이다. 이 드라마 제작에는 ‘중국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중국 대표 OTT(실시간동영상서비스) 기업 아이치이(iQIYI)가 참여했다. 아이치이가 제작하는 국내 첫 오리지널 콘텐츠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tvN에서 방영되는 하반기 기대작 ‘잠중록’ 역시 중국과 연관된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중국 베스트셀러 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다.

중국과 연관된 tvN 드라마는 최근 방영을 마친 드라마까지 합쳐 올해에만 5개에 달한다. 지난달 말 종영한 ‘여신강림’에서는 주인공들이 편의점에서 중국식 인스턴터 훠궈를 사 먹는 장면과, 배경으로 나온 버스 정류장에 중국 2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 광고판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극중 흐름을 해치는 간접광고(PPL)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드라마 '여신강림' 방영화면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비슷한 시기 방영된 ‘철인왕후’의 경우 중국 웹드라마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중국 자본의 지원을 받진 않았지만, 애초에 소설이 고려인 및 고려 문화를 비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실제 극중에서도 순종과 철인왕후, 순원왕후, 신정왕후를 조롱 및 희화화했고,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빈센조’의 경우 주인공이 한국식 즉석비빔밥을 먹는 장면을 내보냈는데, 해당 제품은 중국 기업 즈하이궈의 제품이었다. 최근 중국에서 한복, 김치 등이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을 피는 등 냉랭한 상황에서 이같은 PPL은 시청자의 반감을 사기 충분했다.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 브랜드 비빔밥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중국과 연관된 드라마 콘텐츠가 시청자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비단 최근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방영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뜬금 없는 중국 기업 PPL로 구설에 올랐다. 주인공이 게임 속 가상의 적을 피해 한 옷가게 탈의실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갑자기 징둥닷컴 포스터가 등장한 것. 지난 2019년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에도 징둥닷컴이 PPL 업체로 참여했다. 지난해 종영한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즈하이궈의 컵밥이 등장했다. 모두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처럼 중국 자본이 유입됐거나 중국에서 수입한 콘텐츠가 다수 방영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을 조롱하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빈센조와 관련한 논란을 두고 “주인공이 중국의 ‘자열식 비빔밥’을 먹은 것에 한국 네티즌이 폭발했다”고 전했는데,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SNS을 통해 “중국 자본이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나라” “한국 드라마는 중국 영향력에 지배” 등 반응을 쏟아냈다.

실제 중국 자본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힘들 정도로 중국 자본 의존도가 높아진 걸까. 미니시리즈 기준 회당 평균 제작비는 현재 6억원 수준까지 올라 2010년대 초반 2억원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에 제작비를 충당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제작비에서 PPL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수준밖에 안 된다”며 “중국 자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hum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