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앤뷰] D-3까지 ‘깜깜이’…‘유명무실’로 출발하는 금소법
시행세칙도 마련 안돼
금융위 책임자도 교체
금융사 대면거래 기피
‘금융소외법’ 변질 우려
금융감독원에서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 입장을 기다리는 판매사 임직원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2021년 3월25일 시행’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못 박힌 일정이다. 하지만 시행령은 법 시행 열흘 전인 지난 16일에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22일 현재까지 국민 대다수는 법제처를 통해 시행령을 확인할 수 없다. 시행령 이하 하부규정은 시행 이후에야 나올 전망이다. 소비자도, 금융회사도, 심지어 금융당국도 명확한 기준 없이 법만 시행되는 셈이다. ▶관련기사 31면

금소법령 제·개정권을 가진 것은 금융위원회다. 하지만 그간의 움직임을 보면 전혀 긴박감이 없다. 지난 1월 이명순 금융소비자국장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발령내 주무책임자 자리를 비워두다 시행 20여일 전인 이달 3일에야 박광 국장을 보임시켰다. 그런데 같은 날 그 동안 법령 작업을 이끌던 실무책임자인 담당 과장을 교체했다. 금융위 내부인사 때문에 시행을 코앞에 둔 금소법 책임자가 모두 문외한으로 바뀐 것이다.

‘깜깜이’ 법령에 어리둥절 해 하는 금융권에는 ‘물어보면 답을 해준다’는 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질의응답에 응해주고 있긴 하나,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불안감이 있다”면서 “영업활동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법 시행과 동시에 실제 적용은 6개월 동안 이뤄지지 않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금융위가 업계와 소비자 혼란을 감안해 6개월간 유예·계도 기간을 갖기로 해서다. 하지만 6개월이란시간이 충분할 지는 미지수다. 상품설명서를 규정에 맞추고, 전산시스템을 새로 수정하는 데만도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쯤 되니 금융소비자법이 아니라 금융소외법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령이 어떻게 적용되는 지 모르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범법 위험’을 피하기 위해 대면판매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법령을 알 수 없어 새로 갖게 된 권리를 행사하기 쉽지 않다. 거래 액수가 작은 일반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내몰리고, 그나마 금융회사에 돈이 되는 고액자산가들만 금소법 시행에 따라 높아질 양질의 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김은경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23일 업계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와 비대면 간담회를 갖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금소법 시행과 관련해 감독규정은 마련된 만큼 실제 현장에서 금감원이 어떻게 검사와 감독을 할 지를 안내하기 위해서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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