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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의 중앙銀 총재 경질에 리라화 가치 급락…“터키 자본유출 가능성 높아져”
달러화 대비 최저치 8.58리라에 근접
매파 아발 경질하고 비둘기파 전 의원 기용
새 총재, “정책 변화 없다”진화도 약발 없어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터키 통화인 리라화 가치가 21일(현지시간) 16% 가량 폭락해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날 매파(긴축통화정책 선호)인 나지 아발 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경질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비판해 온 집권 여당 소속 전 의원을 후임에 임명한 여파로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중앙은행 총재 교체는 이번이 세번째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외환시장에서 리라화는 이날 장 초반 미화 1달러당 8.4리라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7.218리라에서 16% 이상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장중 8.58리라를 찍었던 최저치 수준으로 돌아갔다.

유동성은 장 초반 거래에선 많지 않아 전체적인 움직임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고금리를 확고하게 반대하고, 수년간 정책 간섭으로 이 나라 경제를 괴롭혔다는 점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처]

전문가는 중앙은행 총재 교체로 외환 보유고가 고갈돼 터키를 국제수지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에 달하는 인플레이션과 리라화 하락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17→19%)조치 이틀 후인 전날 아발 총재를 경질했다.

작년 11월 취임한 아발 총재는 4개월 남짓 재임했는데, 이 기간 기준금리를 875bp(1bp=0.01%포인트)나 올렸다. 리라화가 최저점에서 상승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을 줬다.

새로 중앙은행 총재가 된 정의개발당(AKP) 샤합 카브즈오을루 전 의원은 이날 환율이 요동치자,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와 90분간 통화에서 즉각적인 정책 변화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금리가 기존 인상 기조에서 인하로 급격히 바뀔 거라는 우려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됐다.

샤합 카브즈오을루 신임 터키 중앙은행 총재가 21일(현지시간) 집무실에 앉아 있다. [로이터]

그러나 시장은 카브즈오을루 신임 총재의 비둘기적(완화적 통화정책) 성향 등을 감안하면 리라화와 터키 자산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고객에게 투자 권장사항을 검토 중이라면서 리라화의 불연속적 하락과 전면적인 금리 인하 주기를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고, 시장이 만성 적자를 보이는 터키에 자금 조달을 피할 것이기에 경상수지의 신속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크리스틴 마지오 TD증권의 전략가는 앞으로 며칠간 리라화의 가치가 10~1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카브즈오울루 총재는 지난달 한 신문 칼럼에 높은 금리가 간접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킨다고 썼다. 이에 여론은 그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비정통적인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는 만악의 부모”라는 식으로 말하며 중앙은행의 고금리 정책을 반대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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