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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찬-김종인 ‘33년 악연’…킹메이커 그들, 또 붙었다 [정치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1988년 13대 총선서 김종인, 신인 이해찬에 ‘敗’…백전노장들 또 혈투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이해찬과 김종인이 또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인다. 무대는 4.7 재보궐선거판이다. 지난해 8월 당 대표 임기를 마치고 정계를 떠났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를 3주일 앞두고 사실상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잠행하던 이 전 대표는 재보선에서 여당의 위기가 고조되자 최근 방송과 유튜브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권의 ‘장외 구원투수’ 역할을 하면서 야당의 사령탑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또 한번 보이지 않는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두 사람의 선거 대결 인연 혹은 악연은 33년이나 된다.

‘전략가’ 이해찬, 선거 3주 앞두고 등판…與 구원투수

지난 17일부터 방송과 유튜브에 잇따라 출연한 이 전 대표는 여권의 가장 큰 악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해 “어쩔 수 없는 현실”, “윗물은 맑아졌는데 바닥에 가면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 등의 언급을 하며 정부여당 책임론을 희석시켰다.

또 이번 선거의 의미를 “서울·부산 시민들의 생활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하고 경제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의 원죄로 치르는 선거’라는 여당 심판론 프레임이 다시 한 번 환기되자 ‘민생’으로 프레임을 전환해 “여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내가 우리나라에서 여론조사를 제일 많이 해본 경험자”라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객관성·신뢰성이 없는, 국민을 호도하는 여론조사”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서 밀린다고 포기하지 말고 투표에 집중하라’는 지지층 결집 메시지다.

비록 '장외 지원사격' 형태지만 이 전 대표 워딩의 영향력은 여전히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MB(이명박 전 대통령) 키즈”로 규정하면서 “MB는 국가 상대로 해먹은 것이고, 오세훈은 시 상대로 해먹은 것”이라고 원색 비난한 뒤,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도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MB 아바타’로 부르며 공세를 이어갔다.

또 이 전 대표가 서울·부산시장 공약과 관련해 “나같으면 시민들한테 10만원씩 나눠주겠다”고 제안하자 박영선 후보는 바로 다음날 서울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의 재난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19일 진보진영의 대표 스피커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하며 사흘 연속 공개적인 발언을 이어간다.

반대편 국민의힘 사령탑은 김종인…단일화 구도 반전

반대편에서 국민의힘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사실상 좌지우지해왔다. 당내외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어쨌든 안 후보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단일화 구도를 반전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두 노장의 승부는 이번 서울시장 보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물론 이 전 대표가 장외에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백전노장’들의 프레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해찬-김종인 두 사람의 '악연'은 33년 전인 지난 1988년 제 13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당(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김 위원장은 무명의 신인에 가깝던 이 전 대표에게 패했고, 이후로 한 번도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16년 제 20대 총선 당시엔 이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시키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민주당에 복당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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