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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집 키우기 치우친 제약업계 ‘도덕성 부재’ 도마에
바이넥스, 약품 불법제조 판매중지·회수
동아, 채용면접 ‘성차별 질문’ 여론질타
일동, 주가조작 혐의로 본사 압수수색
업계 “환골탈태가 필요한 중대한 사안”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도 지난해 성장을 이어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외형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도덕적인 감수성에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 노력 이후 많이 회복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긍정 여론이 이런 사례들로 인해 다시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8일 바이넥스가 일부 의약품에 대해 허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주성분 용량을 임의로 변경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넥스가 제조한 6개 의약품에 대해 제조·판매중지와 회수 조치를 내리고 해당 의약품을 생산한 공장을 조사했다. 그리고 9일 바이넥스가 위탁생산한 32개 품목에 대해서도 제조 및 판매중지, 회수 조치를 내렸다. 이후 비보존제약도 바이넥스와 마찬가지로 허가 내용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비보존 제품 4개 품목과 수탁 제조한 5개 의약품이 제조·판매중지 및 회수 조치가 이뤄졌다. 이에 식약처는 전국 의약품 위수탁 제조소 30곳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불법 행위를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국내 의약품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의 주성분을 그것도 실수가 아닌 일부러 변경했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만약 이런 사례가 더 있다면 의약품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말할 것도 없고 업계 내에서도 LH사태처럼 환골탈태가 필요한 중대한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제약은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여성 지원자에게 성차별적인 질문을 한 것이 밝혀져 곤혹을 치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아제약에 지원한 한 여성이 면접에서 면접관으로부터 ‘여성이라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동의하냐’는 등의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와 시민단체 등이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동아제약의 공식적인 사과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지난 11일 서울남부지검은 서울 일동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해 일동제약의 분할과 주식 보유 변동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웅섭 대표 등 경영진이 지난 2016년부터 일동제약을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일동제약으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 지분율을 높이려고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비도덕적인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제약사들이 나오자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리베이트의 멍에가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연달아 터지면 국민들이 제약업계를 보는 시선이 따가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이 좋아도 요즘처럼 공정이나 도덕성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구설수에 오른 기업들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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