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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우리를 속인 게 맞았다” 성난 넥슨 충성 고객 소송까지 불사 [IT선빵!]
지난 8일, 경기 성남(판교) 넥슨 본사 일대에 게임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항의 목적으로 운행하고 있는 트럭 및 버스의 모습. [디시인사이드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결국 속였다는 얘기네? 트럭은 계속 간다!”

넥슨이 돌변한 충성 이용자들의 반기로 진땀을 빼고 있다. 넥슨 측의 “유료 강화·합성 아이템의 확률을 전면 공개하겠다”는 선언에도 넥슨의 주력 게임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저들의 요구에 응해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아이템 확률이 공개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결국 우리를 속인 게 맞았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부 유저는 집단소송까지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지난 5일 게임 내 장비 아이템의 잠재능력 옵션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유료 재화 ‘큐브’의 확률을 공개했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넥슨 측이 자율 공개한 것이다.

하지만 확률 공개는 또 다른 악재로 이어졌다. 넥슨은 확률을 공개하면서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몬스터 방어율 무시’ ‘아이템 획득률 증가’ 등 일부 잠재능력 옵션은 총 3개 중 최대 2개까지만 재설정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보스 사냥이나 아이템 획득의 밸런스 기준점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즉, 너무 강한 아이템이 나와 게임의 재미를 해칠까 봐 일부 등급을 달성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 셈이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공지 갈무리]

문제는 유저들이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잠재능력 3개를 얻는 것을 ‘보보보’로, ‘몬스터 방어율 무시’ 3개는 ‘방방방’으로 불렀고, 실제로 거액을 쏟아부은 이도 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처음부터 아예 달성할 수 없었던 등급인 셈이다. 한 유저는 “1등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로또에 10년 동안 돈을 쓴 것이냐”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앞서 넥슨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터진 맥락도 이와 유사하다. 지난달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의 업데이트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게임 속 무기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환생의 불꽃’이라는 아이템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는 부분이 문제였다. 기존 시스템이 설명한 것처럼 ‘무작위’가 아닌, 불필요한 성능은 높은 확률로, 중요한 성능은 낮은 확률로 부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인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일면서 트럭시위 등으로 번졌다.

유저 사이에서는 집단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이는 등 반발이 심상치 않다. 집단소송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메이플스토리 유저 규모와 기간을 생각하면 적어도 수십만명이 십여년간 사기를 당하고 있었던 셈”이라며 “게임사 자체적으로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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