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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군부, 제재 경고에 "소수의 친구와 잘 지내야"…중·러 등 암시
고립 가능성 경고에 "제재에 익숙하다" 답변
중국, 러시아 등과 연계설…中대사는 '부인'
미얀마인들 "제재로 안돼…유엔군 개입해야"
미얀마의 무장 경찰이 5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반쿠데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주요 도로를 차단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저항하는 시민들에게 총격을 퍼부으며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다수 국가들이 미얀마를 비판하자 이들은 '소수의 친구와 함께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정부는 미얀마 국방부, 내무부, 미얀마경제기업, 미얀마경제지주회사 등 4곳을 수출규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이 군사 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물품을 미얀마에 수출할 때 미국 정부의 엄격한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 규제도 가했다.

영국 역시 미국, 캐나다와 협력해 미얀마 군부 인사 9명을 상대로 인권 제재를 내렸다.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중단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세계은행도 미얀마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재에도 미얀마 군부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5일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의 소 윈 부사령관은 지난 3일 특사와의 대화에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고립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우리는 제재에 익숙하고, 살아남았다", "우리는 소수의 친구와 함께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등의 답변을 했다.

현지 매체들은 소 윈 부사령관이 말한 '소수의 친구'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등이 꼽힌다고 전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월 12일 동남아시아 4개국 순방 첫 일정으로 찾은 미얀마에서 쿠데타 발생에 앞서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별도로 면담한 바 있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가 "현재 정치 상황은 중국이 바라는 바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미얀마에서 '쿠데타 중국 배후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러시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미얀마 시민들은 국제사회의 규탄 성명, 경제적 제재로는 다시 평화를 찾지 못한다며 유엔군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미얀마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피의 일요일'로 이름 붙여진 지난달 28일 18명, 지난 3일 30명 등 쿠데타 발생 후 최소 54명의 시민이 군경의 실탄 발포와 폭력에 숨졌다.

앞서 지난 9일 네피도에서 시위에 참여한 20세 여성이 시위대 참가자 중 최초 사망자다. 경찰 실탄에 머리를 맞아 사경을 헤매다 열흘 만에 숨졌다. 이어 20일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로 총기를 발사해 10대 소년을 포함,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양곤 외곽에서는 시위대의 심야 자경단원이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밖에도 2명의 사망자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최소 54명이 숨지고 1700명(언론인 29명 포함) 이상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는 유엔 인권사무소가 확인한 수치로, 실제로는 사망자가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부상자도 시위 과정에서 최소 수백명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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