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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는 대로 그냥 받아라?” 배달라이더 울리는 쿠팡이츠 ‘떼먹기’논란 [IT선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지급됐다고 인정하면 뭐합니까. 제대로 정산을 안 해주는데. 지난해 10월에도 그랬어요.”(쿠팡이츠로부터 일부 프로모션금을 못 받은 배달파트너)

쿠팡이츠의 ‘배달비 떼먹기’ 논란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일부 프로모션 금액의 미지급을 인정하며 이달 정산해주겠다 공지했지만, 또 다시 일부 파트너는 정산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정산 오류에 배달원들은 쿠팡이츠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19년 공식 출범 이후 2년이 다 되도록 비슷한 문제가 똑같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해결 의지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흡한 파트너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객센터와의 전화 연결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며, 정산과 관련한 문의 메일을 보내면 답변까지 평균 1달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잘못 인정한 미지급분, 이번에도 또 정산 안돼

지난달 쿠팡이츠는 일부 배달 프로모션 보너스 금액 미지급 의혹에 대해 공식 인정하고 사과했다.

지난달 쿠팡이츠 측이 보낸 사과 문자. 1월 4차 정산에 미지급분을 지급하겠다 약속했지만 일부 파트너는 또 다시 정산을 받지 못했다. [쿠팡이츠 문자 발신내용 캡처]

쿠팡이츠는 배달파트너에게 문자를 통해 “지난해 12월 22일~26일 기간에 쿠팡이츠 스페셜 프로모션을 달성해주셨으나 해당 기간의 프로모션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급되지 못한 프로모션금은 부득이하게도 1월 4차 정산에 포함돼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배달원은 1월 4차 정산일인 지난 8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정산분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지급분이 정산 오류로 또 다시 누락되고 만 것이다.

또한, 피크타임 1시간동안 온라인을 유지할시 1분당 200원을 지급하는 ‘주문대기 이벤트’는 배달 수행 이력 또는 온라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들은 비슷한 정산 사고가 이전에도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일부 프로모션금 미지급을 인정하며 정산해주겠다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제대로 된 정산없이 유야무야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해결될 기미 안보이는 정산 오류 문제…“의지 부족 탓?”

쿠팡이츠의 이러한 ‘엉망진창’ 정산 시스템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019년 공식 출범한지 2년이 다 되도록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배달파트너들은 쿠팡이츠 시스템 자체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쿠팡이츠 측이 기본적인 온라인 여부까지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지난해 12월 ‘주문대기 이벤트’에 참여했는데도 보너스를 지급받지 못했다. 문의를 보내자 쿠팡이츠 측은 해당 시간에 배달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A씨는 분명히 배달 1건을 수행했으며, 앱에 관련 배달 기록도 버젓이 있었다.

그는 “배달 정산팀이 일을 제대로 하긴 하는지 의문”이라며 “(배달한) 시간대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뭐 이렇게 이벤트를 하냐”고 분개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의 모습 [연합]

다른 파트너도 쿠팡이츠의 정산 시스템에 대해 ‘주먹구구 식’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나름 대기업인데 정산 내역도 주지 않고, 얼마를 누구에게 줘야하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정산날에 입금내역 보고 이메일을 보내면, 한달 후에나 입금해준다고 문자 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산 오류에 대한 문의 메일을 보내도 평균 한달 후에야 답변이 오는 고객 대응을 비판한 것이다. 고객센터는 전화 연결조차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쿠팡이츠가 정산 내역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말한다. 직장인의 급여명세서처럼 배달 내역과 건당 수입, 이벤트 참여로 인한 보너스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쿠팡이츠 배달원은 정산일에도 자세한 지급 내역을 알 수 없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원 자신이 어떤 배달을 해서, 어떤 이벤트에 참여해서 얼만큼의 돈을 벌었다는 걸 알 수 없는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산내역을 볼 수 없도록 한 것 자체가 배달 수익 지급에 대한 일종의 책임 회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 같은 큰 회사라면, 시스템을 고칠 여건은 충분할 것”이라면서 “의지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복되는 프로모션금 미지급 문제와 ‘깜깜이’ 정산내역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온 바 있다.

지난달 2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쿠팡이츠 갑질, 무보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쿠팡이츠의 갑질, 무보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글에서 쿠팡이츠가 광고했던 ‘주문대기 이벤트’가 정책대로 시행되지 않은 점을 사례로 들었다. 해당 이벤트에 참여했음에도 제대로 된 정산을 받지 못한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는 것이다. 그는 “나도 이벤트에 참여하고 관련 정산을 받지 못한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정산 내역을 보내 달라고 했지만 3주 동안 연락이 없었다. (라이더들은) 그냥 배달만 하는 소모품 같다”고 호소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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