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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vs이낙연, ‘전국민 기본소득+복지’냐 ‘복지+부분 기본소득’이냐
신복지제도 안에 기본소득적 요소 상당수…기본소득론도 복지확대 강조
전문가 크게 엇갈려…“박수받을 논쟁”vs“뭔소린지 모르겠다”
당내 “기본소득은 찬반 논쟁중…신복지체제는 반향 크지 않아”

이재명 경기지사[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차기 대선구도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견제하는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사실상 이들이 대선비전으로 제시한 ‘기본소득’과 ‘신복지제도’에 전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해부터 기본소득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이 지사에 대해, 이 대표가 회심의 카드로 신복지제도를 꺼내든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성장·고령화·고위험(코로나19 등) 사회를 대비한다는 출발점이 같은데다, 신복지제도 안에 기본소득적 요소가 녹아있고 기본소득론도 복지확대를 강조하는 만큼 연계되는 지점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 최근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비전 토론회’에서 연사로 나선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은 “보편적 사회보장을 보편주의로 해석하기 쉬운데, 정확히는 포괄적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했다. “복잡한 복지제도를 돈으로 나눠주고 정리하자”는 ‘우파식 기본소득’과는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같은 ‘포괄적 사회보장’을 전제로, 이 대표의 신복지제도 안에는 기본소득적 요소가 상당수 녹아있으며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베이스로 깔고 복지체계 확대를 주장한다. 신복지제도에서는 아동수당·보편적 청년수당·기초노령연금 등 ‘부분 기본소득’으로 불릴만한 현금성 수당을 강조하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은 기존 복지제도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의 기본소득 전파를 주창하는 것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복지확대와 기본소득 도입, 둘 다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결국 어디에 방점을 두고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대비할 것인가의 문제인 셈이다.

한편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와의 잦은 충돌에서 보듯, 두 정책 모두 향후 재정당국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는 과제로 남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둘다 사회경제학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인 것은 분명하다. 결국 재원이 문제”라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

▶전문가 “박수칠 논쟁”vs“뭔소린지 모르겠다”= 두 정책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건강한 정책경쟁”이라는 응원과 “아무리 초기구상 단계라지만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공존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두 구상은 복지전략을 짤 때 그 안에서 기본소득에 우선순위와 비중을 어느 정도 두느냐의 차이일 수 있다”며 “분명한 건 기본소득은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맞아 결국 논할 수밖에 없는 핵심문제”라고 지적했다. 수년전 무상급식을 놓고 선거판을 좌우할 정도의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진 것처럼, ‘일을 안해도 돈을 준다’는 개념이 당장은 생소하나 불가피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신복지제도는 ‘지금 당장 기본소득은 어려우니 복지시스템부터 손질하자’는 얘기로도 읽힌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 지사와 차별성을 보이면서도 정책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둘을 둘러싼 논쟁 자체가 건강한 정책경쟁을 촉발시킨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공론화의 디딤돌이 된다. 박수 받을 만한 논쟁”이라고 평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대선정책이 워낙 추상적이기 마련이라지만, 아직 로드맵이 너무 안나왔다”며 “양측에 복지이미지 강화 역할은 하겠지만 실현가능성이나 효과는 완전히 미지수다. 여권 후보들이 복지에 확 꽂혀 있다, 외에는 파악되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본소득은 유럽에서 샘플링 실험하다 별 효과가 없어 거뒀다. 물론 이 지사 말대로 (알래스카외) 전세계 최초로 하지 말란 법은 없는데, 사례가 없어 긍부정 예상조차 힘들다”며 “신복지제도는 더 생소하다. 둘다 구체적 재원마련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있고, 전체 소요되는 총재원이 얼마인지도 감이 안잡힌다. 소위 ‘문재인케어’도 완벽히 굴러간다고 볼 수 없는데, 거기서 한발 더 나가는 게 이해가 잘 안된다”고 꼬집었다.

박 평론가도 “어떤 것이 더 옳은 방향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둘다 구체화가 필요하다. 기본소득은 각 개인 또는 가정 규모에 따라 어떻게 주며 복지전체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지, 신복지구상은 어느 시점에 기본소득을 어느 규모로 녹일 것인지 등을 포함해, 현재 제시한 청사진을 진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본소득은 논쟁중, 신복지는 첫걸음=민주당의 한 의원은 “기본소득과 관련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실현가능하냐를 두고 찬반이 있다. 개인적으론 양극화·자산 불균형 문제 해소가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여당 관계자는 신복지제도에 대해선 “나온지 얼마 안돼 아직 큰 반향은 없다”며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비전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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