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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나, 이제 시작” 55조원 ‘몸값’ 쿠팡[언박싱]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캡처]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How did I ever live without Coupang?)’라고 궁금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로 한 발짝 내디딘 가운데,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12일(현지시간) 강조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요 외신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55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에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쿠팡은 e커머스에서 앞선 한국 시장에서 통한 로켓배송 등 쿠팡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한편, 쿠팡맨 등에게 1000억원 규모의 주식 제공, 일자리 확충 계획을 밝히는 등 ESG(환경·사회적가치·지배구조)도 강조하고 나섰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에게 통했다

쿠팡 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은 미래의 불투명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회요인으로 한국 시장의 특징을 꼽았다.

쿠팡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빨리 성장하는 e커머스 시장의 본거지 중 하나로 소개했다. 한국의 2019년 e커머스 총지출은 1280억 달러로 2024년까지 206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인터넷 구매자의 e커머스 지출은 2600달러에서 2024년에는 약 4300달러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규모 외에도 중요한 것은 바로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다. 한국 소매 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이들을 만족시켜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미국과 같은 성숙시장의 혁신 수준을 능가하는 e커머스 솔루션 구축, 맞춤화를 의미한다.

한국은 ▷높은 모바일 침투율 ▷소매 경쟁 환경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세계 어느 시장보다 혁신이 중요하며, 쿠팡은 이에 맞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쿠팡은 자사 사업의 위험 요소를 설명하면서 '사업을 다른 나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혀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쿠팡은 수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누적적자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외신이 본 쿠팡 가치, 500억 달러로 ‘껑충’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캡처]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면서 외신의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계획 소식을 전하면서 “쿠팡의 경우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를 넘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기대된다”며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IPO 당시 기업가치가 1680억달러(약 186조원)로 평가됐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의 평가가치를 300억달러(약 33조2000억원)로 전망한 바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몇 년간 뉴욕증시에서 최대 규모의 외국 기업 IPO 중 하나라면서 쿠팡 측이 NYSE 상장을 통해 500억달러 이상의 시장가치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이날 '한국의 아마존이 IPO를 신청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마존이 미국에서 이견이 없는 승자라면 한국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후원을 받은 이 회사가 우승자"라며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은 한국인 절반 이상이 다운로드한 앱"이라고 소개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의 작년 실적과 성장세,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점 등을 조명했다.

로이터는 쿠팡의 IPO는 최근 고성장 기술주에 쏠린 투자자들의 취향에 편승하는 조치라고 분석했고, 블룸버그는 현재 세계 5위 이커머스 시장인 한국이 올해 말까지 3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쿠팡의 전망을 전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쿠팡의 NYSE 상장이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아시아 기업 IPO라면서 이 회사에 대해 "아마존이 도어대시(음식배달업체), 인스타카트(식료품 배송업체)를 만난 격"이라고 평가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레터.[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캡처]

쿠팡의 사명은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How did I ever live without Coupang?)” 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쿠팡이 이번에 공개한 서류에 따르면 한국 인터넷 쇼핑 인구 3분의 1 가량은 이를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제품을 구입한 적이 있는 활성 고객(active customer)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480만명으로 2019년 4분기 1180만명보다 25.9% 늘었다. 이는 한국 인터넷 쇼핑 인구를 4800만명으로 볼 때 30.8% 수준이다.

활성 고객 1인당 순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대략 256달러(약 28만3000원)로 2019년 4분기 약 161달러(약 17만8000원)보다 59.0% 증가했다.

매달 2900원을 내는 쿠팡의 유료회원제인 '로켓와우' 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 활성 고객의 32%를 차지했다. 로켓와우 회원의 구매 빈도는 일반 가입자의 4배 이상이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19억7천만 달러(약 13조2500억원)였다. 이는 2019년의 7조1000여억원보다 약 91% 늘어난 규모다. 적자 규모는 4억7490만 달러(약 5257억원)로, 2019년 7205억원보다 약 1500억 원 정도 감소했다.

한편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연봉 88만6000여 달러(약 9억8000여만원)와 주식 형태 상여금 등 총 1434만1229달러(158억원 상당)의 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또 김 의장에게 1주당 29표 의결권을 갖는 차등의결권주(클래스 B 보통주)를 부여했다. 다만 김 의장이 클래스 B 주식으로 회사 의결권 중 어느 정도를 확보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경영자 등이 보유한 주식에 일반 주식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안정적인 기업 운영을 뒷받침하려는 제도다.

아울러 쿠팡은 일선 직원과 비관리직 직원(frontline workers and non-manager employees)에게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들 직원이 회사의 근간이자 성공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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