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주재국 사무실에 있는 BBC 로고. [AFP연합]

[헤럴드경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수용소 문제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의 결정을 따라 영국 BBC 방송 중계를 중단한 홍콩 공영방송(RTHK)에 대해 현지서 언론 자유 침해와 일국 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훼손 논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홍콩 공영 방송이 중국 당국의 금지 결정을 따라 영국 BBC의 프로그램 플러그를 뽑아버린 것은 도시에 경종을 울렸다”며 “분석가들은 언론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며 전문가들의 우려 목소리를 전했다.

브루스 루이 침례대 언론학과 교수는 “홍콩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과거에는 베이징이 특정 개인이나 언론 조직을 겨냥해도 홍콩에는 그들을 위한 공간이 있었다. 이번 사건은 언론과 관련해 ‘일국’만이 있을 뿐이지 더는 ‘양제’가 존재할 공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글래디스 추 RTHK 노조위원장은 “이번 금지는 다양하고 유명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 방송국의 임무에 반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일국양제 아래서 중국 광전총국의 결정이 홍콩 미디어에 영향을 끼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RTHK는 라디오1·2채널을 통해 재전송해 오던 BBC 월드서비스와 BBC뉴스 위클리 중계를 지난 12일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의 결정을 따른 것으로, 광전총국은 BBC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수용소와 우한(武漢)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관련 보도를 내보내자 12일부터 BBC 방송 중계를 중단하는 초강수 조치를 내렸다.

중국의 금지령에 BBC는 “실망스럽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BBC 대변인은 “BBC는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국제 뉴스방송이며, 전세계 뉴스를 공정하고, 편견없이, 악의나 편애없이 다룬다”고 ㅣ말했다.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은 “받아들일 수 없는 언론자유 제한 조치”라며 “중국의 평판만 훼손할 것”이라고 폄훼했다.

영국 보수당 톰 투겐핫 의원은 AFP통신에 “중국 내 언론환경 악화는 우리 모두가 염려할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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