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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맥은 옛말?…'와·위·사' 전성시대 열렸다[언박싱]
홈술 기간 늘자 찾는 주류 종류 늘어
최대 수혜는 와인…위스키·리큐르도 인기
최근엔 반일감정으로 안샀던 사케도 눈길
한 대형마트의 주류 매대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소연·박재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홈술 풍경도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예상 외로 장기화하면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이른바 ‘홈(Home)술’ 기간이 길어지자 가정용 술 시장 저변도 확대되고 있는 것. 예전엔 외식에서 익숙했던 소주와 맥주를 주로 찾았다면 요즘엔 와인이나 위스키, 리큐르 등으로 다변화하는 양상이다. 반일 불매 운동으로 매출이 급감했던 사케를 찾는 손길이 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코로나 홈술’ 승자는 와인…‘와인전쟁’

코로나 확산 초기 반강제적(?)으로 홈술을 하게된 소비자들이 주로 찾은 술은 바로 소주와 맥주였다. 자유롭게 외식을 하던 시절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주종이다 보니 집에서 술을 마실 때도 습관처럼(?) 익숙한 주종을 찾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세법 개정으로 수제맥주가 ‘4캔당 1만원’ 그룹에 합류하자 맥주가 날개돋힌 듯 팔렸다.

10일 롯데마트가 지난해와 올해 연초(1월 1일~2월 7일) 주류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주(매출 비중 16.3%)와 맥주(39.8%)의 매출 비중이 5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형마트들이 중저가 와인을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이른바 ‘와인전쟁’을 하고 있었지만, 와인의 매출 비중은 15.5%에 불과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가정용 술 시장의 판도가 확 바뀌었다. 소주와 맥주 비중이 줄고, 대신 국내외 다양한 주종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실제로 올해 초 소주(14.6%)와 맥주(36.9%)의 비중이 51.5%로 4.6%포인트 가량 줄어든 반면, 와인(25%)은 거의 10%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코로나의 최대 수혜는 와인이 가져갔다고 말할 정도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다양한 주종 선택이 가능한 가정 내 음주가 늘면서 가성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홈술, 혼술 목적의 와인 수요가 증가해 750ml 미만 소용량 와인 매출이 지난해 월 평균 12% 성장했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의 주류 매대 [헤럴드DB]

죽었던 위스키도 날고…반일도 뚫은 사케의 반격

이와함께 최근 눈에 띄는 트렌드는 위스키의 선전이다. 위스키는 경기불황과 함께 김영란법 시행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최근에도 저도주를 선호하는 주류 트렌드와 맞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최근엔 프리미엄 위스키를 중심으로 가정내 소비가 늘면서 다소 살아나는 양상이다. 집에서 혼자 적은 양의 위스키를 고급스럽게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실제로 마트에서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 초 우하향 추세를 보이며 매출 비중이 4.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초에는 5.2%로 0.4%포인트 확대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설 명절에는 프리미엄 위스키 선물세트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기간 중 위스키 매출이 전년 대비 137.1%나 급증하기도 했다. 이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들은 올해 설 명절세트 본 판매 기간에 프리미엄 위스키 세트 구색을 확대하기도 했다.

그간 반일불매 운동으로 외면받았던 사케도 찾는 손길이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마트의 사케 매출 비중은 0.3%에서 0.6%로 늘었다. 아직 비중이 1% 이하로 적긴 하지만, 비중 신장률로 보면 100%로 압도적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최근 사케 매대를 예전보다 확대하고 있다. 칵테일의 주 재료인 리큐르의 수요도 홈파티족들이 즐겨 찾으면서 늘어나는 추세다.

이마트의 한 주류 담당 바이어는 “홈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밖에서 즐기던 위스키, 칵테일을 집에서 즐기기 시작했다”며 “이마트도 주류 매장을 지속적으로 ‘WINE&LIQUOR(와인앤리큐르)’ 매장으로 리뉴얼하면서 양주 진열 면적을 확대하고 취급품목수를 기존 대비 20%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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