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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호위반 오토바이 박멸!”…늘어나는 제보단에 라이더들 떨고 있다
배달업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네이버 카페 '배달세상' 게시글 갈무리. 교통법규 위반 시 과태료 부과를 피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번호판을 가린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공익제보단이 칼 갈고 있네요...횡단보도 보이는 가게에 자리잡고 두 시간 만에 10건 적발했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이 이달부터 본격 활동에 돌입한 가운데, 위기감을 느낀 배달라이더들의 자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교통법규 위반은 빠른 배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옹호 논리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업자득이니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모집공고 이후 3000명으로 조직된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이 이달부터 활동에 돌입했다. 공익제보단은 배달수요가 증가하면서 늘어난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새로 도입된 제도다. 지난해에는 2300명의 제보단이 활동했는데, 이륜차의 신호 위반, 인도 통행 등 통행 위반, 헬멧 미착용 등 교통법규 위반사항 3만8000여건이 제보됐다. 포상금 등 인센티브도 제공되는데, 올해는 제보가 경찰 처분 등으로 이어진 경우 한 건당 최대 1만4000원, 월 최대 28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보단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컨대, 특정 지역 A사거리에서 B가게로 진입하려는 이륜차는 시간 단축을 위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를 포착할 수 있는 카페의 위치나 실제 얼마나 많이 적발해냈는지를 공유하는 식이다. 법규 위반을 포착한 뒤에 번호판을 찍으려면 시간이 촉박하니, 일단 사진부터 찍어놓고 이후 실제 위반 시 활용하라는 조언도 있다. 지난해 제보단으로 활동했다는 한 유튜버는 적발 과정을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게재하고 있는데, 적발에 유용한 스마트폰 앱을 추천하기도 했다.

유튜브 '국가대표 신고충’ 채널에 게재된 한 동영상 갈무리.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사례나 적발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

제보단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배달업 종사자들이 느끼는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기존에는 ‘라이더끼리는 신고하지 말자’는 등 제 식구를 감싸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간 얼마나 심했으면 제보단을 3000명이나 운영하겠나’는 등 자성의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직접 제보단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라이더도 등장했다. 배달업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은 제보단 활동이 늘어난 것에 대해 “자업자득이다. 너무 심하게들 탔다”며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한편으로는, 공익제보단에 반발하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번호판을 떼거나 순대(체인 자물쇠)로 가리면 신고 못 할 것”이라고 조언하는 등 ‘위법 꼼수’를 공유했다. 또 다른 회원은 “공익제보단 발견 시 카페에 공유하고 얼굴을 박제하자”며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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