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與 “안철수 대표께 ‘뼈아픈 후회’ 시(時) 드린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짝사랑하는 안철수 대표가 ‘뼈아픈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며 시(時)를 드린다"고 8일 밝혔다.

이날 강선우 대변인은 현안 서면브리핑을 통해 "범야권 단일화를 향한 안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며 "오매불망 국민의힘만 바라보는 애타는 안 대표의 마음, 그러나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냉랭한 마음을 녹이기에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디 안 대표가 국민의힘의 뒤통수만 쫓을 것이 아니라, 민심을 쫓기를 바란다"면서 "또 이제까지의 ‘뼈아픈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를 응원한다"며 시 전문을 실었다.

 

 
뼈아픈 후회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신상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youkno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