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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사이…‘부담 커진’ 문 대통령
바이든 행정부, 초반부터 中 몰아치기
韓,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선택의 순간
문 정부, AOIP 지지로 美 달래기 나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유도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해야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집단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참여 문제도 문 대통령이 풀어야할 숙제다. 전문가들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며 각을 세웠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간 극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5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를 모두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중국과 마찰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문 대통령의 임기말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선 미국과 함께 중국의 협력이 필수불가결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부터 공식적인 자리에서 총 10차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언급했는데 이중 5차례가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이후일만큼 최근 들어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미중갈등이 오히려 격화되면서 상황은 꼬이고 있는 형편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8일 “한국으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돼 시간을 벌었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모든 이슈에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선택을 해야하는 압박에 직면한 것 같다”고 했다. 미 행정부의 대중압박이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미동맹을 강조 한 뒤 거세졌다는 점도 공교로운 대목이다. 한미정상회담과 한중정상회담을 동시에 준비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양국 사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세워야 할 수도 있다.

쿼드도 난제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견제를 본격화하기 위해 ‘쿼드’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은 신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마련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 관점(AOIP)’에 관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각 협력을 강화해 미국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 같은 구상이 미국이 원하는 적극적인 관여 수준에 미칠 수 있느냐이다. 한국의 AOIP 활용 구상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적극적인 북미대화 재개를 유인할 수 있는 외교책으로는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가 우세하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중국으로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받았을 때 미국은 손을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대중 견제가 성공하려면 동참하는 동맹에 대한 공공재 제공 능력이 있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의지를 표명 했지만, 실제 이행할지는 모른다”고 했다. 김 소장도 “미국이 주도권을 갖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동맹과 우방국에게 공공재를 집행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은 미흡한 상황”이라며 “조급해하면 안된다”고 했다.

박병국·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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