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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드라기 내각’ 출범 가시화…주요 정당 협의 마무리
오성운동 등 주요 정당 협조 의사 밝혀
내각 진용·세부 정책안 등 협의 남겨둬
이탈리아 새 내각 구성 권한을 부여받은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이터]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새해벽두부터 연립정부(연정)가 붕괴되면서 위기를 맞은 이탈리아가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총리로 하는 새 내각 구성이 가시화 되고 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의 차기 총리 요청을 받아들인 드라기 전 총재는 내각 구성을 위한 1라운드 정당별 협의를 진행한 결과, 대체로 긍정적이다. 대부분의 정당이 드라기 전 총재와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단 ‘드라기 내각’ 출범에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드라기 전 총재는 6일(현지시간) 원내 1당인 반체제정당 오성운동(M5S)과 2위인 극우 정당 동맹(Lega) 대표진과 차례로 대면했다. 두 정당은 면담 후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발전을 위해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드라기 전 총재로서는 일단 큰 고비를 하나 넘긴 셈이다.

특히 지난 연정의 핵심축이자 상·하원 전체 의석의 약 30%를 차지하는 오성운동의 입장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부패한 기성 정치 타파와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대 등을 당 강령에 명시한 오성운동은 지난 3일 대표적인 경제 엘리트인 드라기 전 총재가 차기 총리로 내정되자 지지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전향적으로 태도가 바뀌는 양상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부른 사회·경제적 위기 상황 속에 새 정부 수립의 발목을 잡을 경우 거센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당 지도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성운동 내에서는 현재의 정당 지지율 상 드라기 전 총재의 내각 구성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 조기 총선이 치러지면 중위권 정당으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많은 정당이 드라기 전 총재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오성운동이 협력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과 중도 정당 생동하는 이탈리아(IV) 등 옛 연정 파트너 2당은 모두 드라기 전 총재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한 상태다.

4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1라운드 정당별 협의에 대한 중간 평가는 일단 드라기 전 총재에 긍정적이다.

동맹이 주도하는 우파연합 일원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가 드라기 내각에 참가하겠다고 화답하는 등 좌우 정당으로부터 고른 지지세를 얻는 모양새다.

현재 명시적으로 드라기 내각에 반대를 표명한 당은 우파연합 소속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유일하다.

드라기 전 총재는 8일 오전 노동조합 및 경제인연합회 등의 사회·경제단체 대표단과 면담한 뒤 정당들과 2라운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2차 면담에서는 입각할 장관들의 면면과 세부적인 정책 우선순위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내각 출범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여기서 드라기 내각의 형태와 참여 정당의 윤곽이 대략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정계 안팎에서는 드라기 전 총재가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춘 전문 관료 중심의 중립 내각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정 운영에 필요한 의회 과반의 지지를 받고자 관료와 전문성을 갖춘 정치인이 대체로 절반씩 섞인 ‘하이브리드’ 내각을 꾸릴 수 있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현지방송 라이(RAI) 뉴스는 드라기 전 총재가 이르면 9일 모든 협의를 마무리하고 자신을 차기 총리로 지명하면서 내각 구성 권한을 부여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그 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내각 구성이 완료되면 상·하원 신임안 표결을 거쳐 공식 출범하게 된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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