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관계자들이 2일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 아파트·빌딩 문제 해결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에서 일부 고급 아파트 및 빌딩 출입 시 헬멧 착용 금지, 건물 이용 제한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아파트의 갑질” VS “보안상 이유,편의 측면도…차별 아냐”

배달기사들이 배달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헬멧 벗기 등을 강요한 아파트 측이 자신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가운데, 해당 아파트 측은 보안상의 이유이자 편의성 측면도 있으며 차별규정이 아니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아파트 갑질’을 둘러싼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의 인권을 무시한 아파트와 빌딩 83곳의 관리사무소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앞서 이와 별도로 배달 종사자 노조 ‘라이더유니온’도 갑질에 대한 개선과 정책권고를 요청하며 아파트 103곳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헬멧을 벗도록 요구하는 행위 ▷도보 배달 ▷우천시 지하주차장 이용 ▷화물용 엘리베이터 강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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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고급 아파트와 빌딩에서는 배달 라이더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출입 시 헬멧을 벗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신분증이나 소지품을 맡기고 건물을 출입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왜 그래야 하냐는 질문에 패딩 안에 흉기를 숨길 수도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갑질’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지적됐다. 이들은 “배달 노동을 하는 라이더에겐 배달 시간이 곧 임금이다”며 “하지만 건물 내 오토바이 출입을 금지하고, 지상 도로의 이용을 금지해 라이더에게 경제적 손실을 강요하고 있는데 그에 맞는 경제적 보상은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진정 대상이 된 일부 아파트 측은 배달기사들의 반발이 과하다는 견해다. 방문절차나 진입 등은 배달기사만을 특정한 것이 아니며 헷멜 벗기 또한 보안상의 이유라는 설명이다.

배달 기사 단체가 지적한 한 아파트 측은 “헬멧을 쓴 라이더들에게 위압감을 느끼는 민원들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CCTV에도 드러나지 않아 범죄 대처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강압이 아닌 당부 차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화물용 엘리베이터 또한 “배달용으로 편리하게 쓰도록 해둔 조치이자 예전부터 입주민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아파트 측도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인격적으로 모욕하기 위한 것이 아닌 주민 편의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평소 자전거를 옮기거나 애완동물을 키우는 주민 등이 쓰고 있으며 배달원을 차별하기 위한 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파트 갑질을 둘러싼 배달기사와 아파트 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나뉜다. 대체적으로 배달 기사들의 인권보장과 함께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일부 누리꾼은 배달 소음과 난폭운전을 지적하며 배달업계의 문제부터 해결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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