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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 ‘쩐의 전쟁’ 10만원+알파(Ω)…선거판 흔든다
이재명 ‘성남은 합니다→경기도는 합니다’ 로 진화
대권 1위 지지도는 정책 브랜드의 힘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달 1일부터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자 정치권에서 ‘쩐의 전쟁’이 소용돌이 치고있다. 더민주는 4차 재난지원금을 늦어도 4월 초 지급키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힘도 ‘100조원 투입론’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등 정치권 1위 이슈로 올라섰다.

자영업자 손실보상 문제는 4월 재보선을 넘어 대선까지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가 나름 모양을 갖춘 ‘선방’을 날리자 전국 20여곳 지자체가 기다렸다는 듯 ‘용기’를 내 앞다퉈 재난기본소득지급에 동참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 결정을 존중한다”며 “당의 입장을 고려해준 것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지사 행보에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마이웨이 선방정치’로 톡톡한 효과를 보고있는 이 지사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한번 결정을 내리면 절대 말릴 수 없는 정치인이다. 성남시장 재직시 이 재명 페북 대문은 ‘성남은 합니다’였다. 이젠 ‘경기도는 합니다’라는 각인을 주고있다.

이 대표는 경기도가 당에 미리 설명을 했다는 사실도 밝혔지만, '받아들인다'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력 대선 주자로서 서로 경쟁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담긴 표현이다. 이 대표 입장에선 당내 잠룡이 보궐선거 전에 서로 싸우는 민망한 상황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도 없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9일 한 방송에서,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기 전까지는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하지만 또 한방 카드로 치고 나간 이 지사의 행보를 지켜본 더 민주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젠 더 큰 ‘쩐의 전쟁’의 예고탄을 쏘아올려야한다. 코로나 민심은 특히 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지난 13일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정책은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이 지사를 공개 비판했던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경기도 결정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싶지 않다"라고만 했다.

집권 여당이지만 지자체인 경기도의 행정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는 데다, 자칫 여당 내 갈등이 표출되는 양상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 지사는 이 셈법을 오래전에 간파했다.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안으로 이른바 '상생연대3법'(손실보상법·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 추진이 정부, 여당발(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더민주는 우선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같은 재난지원금 논의로 올해 첫 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가시화되고있다. 손실보상 법제화를 위해선 다른 취약계층과의 형평성, 막대한 재원조달 방안 등 민감한 현안을 두루 다뤄야 하는 만큼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종전 피해에 대해 소급적용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일단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요재원 마련까지 진통이 불가피한데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정이 또다시 '돈풀기'에 나서며 선거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신경이 쓰인다.

이 지사가 사실상 독자 행보에 나서면서 민주당이면서 민주당과 다른 차별화를 꾀하자 민주당 내에서는 정부의 결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의 재정 결단을 통해 당장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보상 내지 지원을 하기 위해 4차든, 5차든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당초 손실보상을 법제화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천문학적 재원과 법제화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4차 재난지원금을 손실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정세균 총리는 재원 마련과 관련해 국채 발행을 고민중이다. 그는 “국가 부채 규모를 늘리고, 가계가 건전해지면 세제를 환류시켜 재정 건전성이 다시 확보되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손실보상 이슈를 선거에 활용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4월 언급했던 ‘100조원 투입론’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27일엔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지사는 ‘선거 앞두고 매표행위’라는 반발은 일축한다. 필요하니까 골든타임때 지급할 뿐이라는 간단한 논리다. 성남시장 재직때부터 무상복지 3대시리즈로 흥행에 성공한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책아이템을 준비중이다. 그는 골든타임을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을 타고났다. ‘이재명 브랜드’는 코로나 19 대응 트랜드를 선제적으로 확산시키면서 이슈메이커로 우뚝섰다. 이번 이 지사의 10만원 재난지원금은 단순 10만원이 아니다. ‘10만원+알파(Ω)’공식에서 알파가 훨씬 효과가 컸다. 이 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눈이 많이 내리는 5·18 광주 국립묘지를 홀로 참배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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