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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차세대 전고체 이차전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한 뒤 기후변화 관련 최우선 의제로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을 내세우고 있다. 당분간 미국은 탄소중립 정책을 펼치며 대규모 친환경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가 친환경, 재생에너지산업에 많은 관심을 쏟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세계의 공장이 몰려 있는 중국도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고 자체 환경 규제를 강화했다. 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자사의 탄소저감 활동을 내세우면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자동차사도 2030년 내연기관 신차 출시를 중단하는 선언을 했다. 동시에 주행거리 향상과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전기차는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시장은 미국의 테슬라를 필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경쟁력의 핵심은 바로 배터리다. 일차전지와 달리 충전해 반복 거듭 사용이 가능한 이차전지 기술이다. 현재는 리튬이온전지가 소형 모바일 IT용에서부터 중형 전기자동차용 그리고 대형 신재생에너지 저장용(ESS) 배터리까지 전 영역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다양한 기존 이차전지 중 리튬이온전지가 배터리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한·중·일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국내 전지 3사가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지닌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배터리산업에 새로운 화두가 생겼다. 바로 배터리 발화·폭발 안전성 문제다. 리튬이온전지는 특성상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안전성 문제로부터 근본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까지도 소형 및 중대형 리튬이온전지 폭발 및 발화 사고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쓰지 않는 전고체(All-solid-state) 전지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구성은 유사하나 유기계 액체 전해질 대신 불연·난연성 고체 전해질 및 리튬 금속 음극을 적용한다. 발화 리스크를 낮춰 안전성이 높은 것은 물론 구조가 단순하고 에너지밀도가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높다. 덕분에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했을 때에 비해 배 가까이(〉800km) 충전 주행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 현재는 도요타사를 선두로 2028~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각국에서 전고체 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전고체 전지기술이 완성되면 기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전고체 전지시장이 2035년 약 28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전기자동차 보급이 늘어난 점 역시 전고체 전지시장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배터리산업은 물론 웨어러블 디바이스산업과 장수명 에너지원이 필요한 초소형 IoT 디바이스, 인체부착·삽입형 의료기기 분야에도 기존 이차전지를 대체하는 안전한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낮은 전해질 소재 및 전지성능, 가격경쟁력, 양산화 관련 공정 및 제조장비 기술 부재로 향후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하거나 능가하는 성능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단순히 특수 고안전성 틈새시장용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구·개발 투자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2030년 이후에는 전고체 전지가 리튬이온전지의 뒤를 이어 또 다른 배터리 전성시대를 이끌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강성원 ETRI ICT창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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