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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서도 ‘개미 전성시대’…틱톡 등 소셜미디어 기반 투자가 대세
누구든 주식투자 수익 자랑에 ‘떠들썩’
90년대 기술주 호황 ‘거품’ 상황과 비슷
다른 점은 소셜미디어 기반 정보 공유
“누구든 주식투자 수익만 자랑” 우려도
미 주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지난 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개미들의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틱톡, 트위터, 유튜브, 레딧,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디스코드 등 소셜미디어(SNS) 앱이 주식 거래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나 메시지앱을 통한 주식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개미들의 참여가 늘면서 미 증시 호황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각종 메시지앱이 미 증시의 상징인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 풍경도 바꾸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메시지앱으로 주식 투자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런 메시지앱이 주식 투자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배송 기사로 일하면서 이런 메시지앱으로 수 년간 주식 투자 경력을 쌓은 블레이크 바세트(31)는 “대화방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나는 테슬라를 영원히 매수할거야’라는 식으로 소리친다”며 “사람들은 매일매일 자신의 추천종목을 언급한다. 마치 축구 팬들이 자신의 팀을 응원하듯 투자자들은 각자 좋아하는 종목에 대해 대화방에서 고함을 지른다”고 말했다.

WSJ는 이런 풍경은 전혀 새롭지 않다며 1990년대말 증시 호황으로 기술주에 거품이 쌓일 때와 유사한 풍경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와 다른 것은 소셜미디어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돼 수수료 없는 주식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옵션 투자 등 주식 투자보다 훨씬 위험이 큰 투자에도 일반인 접근이 용이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가 좋은 예로 거론됐다. 니오나 수소연료전지 제조사 플러그파워, 테슬라 등의 주식은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사들인 종목이다.

틱톡 앱 하단의 ‘니오’라는 짧은 문구는 3600만명이 본 것으로 집게됐으며, 또한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에 오른 주식종목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젊은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니오를 주변에 추천하는 사례가 잦았고, 니오가 제2의 테슬라가 될 것인지 문답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니오는 지난해 1월 1일 트위터에서 100여번 언급됐으나, 지난해 11월의 어느 하루, 트위터에서 6800번 언급됐다.

그만큼 니오는 주식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어 지난 한 해 미 주식시장에서 2번째로 많이 거래된 종목에 올랐다. 다우존스 자료에 따르면, 이 주식은 지난 1년간 1억1100만주가 사고 팔렸다. 지난 한 해 미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은 기업 가치가 니오의 20배에 달하는 애플 뿐이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대학생 개빈 마요(19)도 지난해 주식투자에 열광한 개미 투자자 중 하나였다. 그는 매일 어딜 가든 하루에 한 시간에서 많게는 다섯 시간 정도 틱톡이나 유튜브 같은 앱을 둘러보면서 어느 종목에 투자할 지 궁리했다고 말했다.

마요는 “정말 좋은 종목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그 주식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서 최근 니오 주식 100주를 팔아 1600달러의 수익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테슬라나 니오 같은 전기차 회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 급성장세에 우려를 표하고, 전기차 회사를 요즘 매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요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13살때 처음 주식 투자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페니주식 거래로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 티모시 사익스 계정에 매료됐다고 한다. 주식 거래를 부업으로 하는 사익스가 3만5000달러 상당의 시계를 사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면이 자극을 줬다.

하지만 투자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 기반 주식투자는 장밋빛 전망만 보여준다고 경고한다.

젊은 투자자들이 주로 쓰는 온라인 주식거래앱 ‘위불’ 대표인 앤소니 데니어는 “모든 이가 주식투자 수익만 자랑한다”면서 “어느 누구도 술자리가 끝나고 잠에서 깬 뒤 셀카를 찍어 인스타에 올리지는 않는다. 지금 주식투자 수익을 자랑하는 이들은 잘 차려 입고 바에서 칵테일을 한 잔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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