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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민 “공격보단 공감…국민 질문 대신 묻는다”[정치플러스-백드롭정치]
‘국민의 질문’ 콘셉트 연일 화제
“백드롭 화자, 당에서 국민으로”
시의성 반영해 4일에 한 번 교체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고민”
“서울 의문의 1패, 가장 기억 남아”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 [김수민 본부장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지난해 7월 20일, 온통 파란 배경 현수막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실에 걸렸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 한가운데 자리한 문구는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정책 논란이 한창이던 중 터져 나온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국민의힘 ‘백드롭(배경 현수막) 정치’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백드롭’은 지난 한 해 동안 국민의힘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 중 하나다. 진 의원의 발언 외에도 ‘지금, 이 나라에 무슨 일이’,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등 임팩트 있는 백드롭들이 쏟아졌다. 밋밋하고 일방적이던 백드롭 메시지가 신선한 ‘촌철살인’ 형태로 바뀌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호평도 이어졌다.

변화를 주도한 것은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이다. 그는 정국 현실과 현황에 대해 국민들이 정치권에 묻는, ‘국민의 질문’이라는 백드롭 콘셉트로 반향을 일으켰다.

김 본부장은 지난 4일 헤럴드경제와 전화인터뷰에서 “이전까지 백드롭의 화자가 당이었다면, 이제는 국민”이라며 “우리당이 내놓는 메시지 형태는 야당으로서 여당을 공격하는 메시지보다는 국민들과 공감하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7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에 참석하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허니버터칩’ 표지 디자인으로 유명한 그는 20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이기도 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후 지난해 6월 홍보본부장으로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기존에는 우리 당의 이미지가 절대적인 ‘비호감의 영역’에 있다 보니 아무리 옳고 미래지향적 얘길 해도 ‘정치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이 내고자 하는 메시지, ‘정치 공급자’ 측면의 메시지보다는 국민들의 질문을 대변하는 형태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이 합류 이후 백드롭 교체주기도 빨라졌다. 과거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달에 한 번 바뀌던 백드롭이 거의 4일에 한 번 교체됐다. 말 그대로 ‘속도전’이다. 빠르게, 동시에 혁신적인 문구를 내놓으려니 자연히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김 본부장은 “정치적 시의성을 백드롭에 반영시키다보니 백드롭을 한 주에 두 번씩 바꾼 적도 있다”며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을 때까지, ‘이제 인쇄를 넘겨야 한다’고 하는 시점까지도 고민을 한다”고 했다. 또, “백드롭이 호평을 받다보니 지도부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웃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미래통합당 하태경 정보위 간사가 지난해 7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그런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백드롭으로 꼽은 것은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다.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언급한 것을 겨냥했다.

김 본부장은 “당시 비대위에서 50대 이상의 분들은 20~30대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의문의 1패’라는 표현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백드롭이란 것이 국민에게 내보이는 용도뿐만 아니라 우리당 내에서 세대차를 좁히는, 내부 혁신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당 홍보국을 대하는 지도부의 태도부터 달라졌다. ‘백드롭 정치’가 외부 뿐만 아니라 당내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낸 셈이다.

김 본부장은 “기존의 홍보 업무가 당의 정책이나 기조 방향이 정해지면 마지막에 이를 포장하는 역할만 했다면, 요즘에는 기획의 초반부터 같이 내용을 공유하고 회의에 참여한다”며 “당 지도부, 원내지도부가 디자인과 홍보의 중요성을 좀 더 무게감 있게 생각해주신다”고 했다.

새해 들어 국민의힘 백드롭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뒀다. 정치권 최대 이슈인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전략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는 “보궐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백드롭을 기민하게 바꿔야 하는 정치적 필요성은 줄어들고, 대신 우리 후보의 역량을 국민들에게 잘 전달하는 선거 기획에 전력을 다하는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며 “부동산, 코로나 대응 등 기본적인 아젠다 뿐만 아니라 후보의 메시지가 반영되는 느낌으로 바뀌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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