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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철살인 한 줄…뜨거운 ‘뒤통수 전쟁’
민주당, 위기상황 극복 대국민 메시지 승부
국민의힘, 정부 실책 지적 공격적 공감 유도
백마디 말보다 묵직한 한 방…큰 반향 불러
새해 여당 백드롭 ‘2021 코로나 극복 원년 함께 이겨냅시다’
새해 야당 백드롭 ‘문재인 대통령님! 우리 백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연말 여당 백드롭 ‘위기에 강한 유능한 대한민국 민주당’
연말 야당 백드롭 '백신이 먼저다'

‘2021 코로나 극복 원년 함께 이겨냅시다’, ‘위기에 강한 유능한 대한민국 민주당’(이달 4일과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백드롭)

‘문재인 대통령님! 우리 백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백신이 먼저다’(이달 4일과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백드롭)

당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와 원내대표가 좌장인 원대대책회의가 번갈아가며 거의 매일같이 열리는 국회의사당 본관 건물 2층의 각 당 대표실과 원내대표실. 언제든 이곳을 찾아가면 커다랗게 세워진 뒷간판, 이른바 ‘백드롭’을 볼 수 있다. 현안에 따라 내용을 달리한 문구가 커다랗게 씌여져 언론사 카메라를 통해 노출되는 소리없는 ‘메시지의 전쟁터’다. 몇 자 안되는 구호나 문구로 때론 당 지도부의 백 마디 말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웅변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작은 미디어이기도 하다. 기사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본 회의 발언 이상의 파급효과를 갖는다.

당연히 여야의 백드롭 문구에는 차이가 크다. 연말연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민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자는 대국민 공감 메시지를, 국민의힘은 정부의 결정적 실책으로 지적되는 ‘코로나 백신 미확보’를 공격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여야의 백드롭 메시지 양상도 현재와 비슷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가 한창 위세를 떨치기 시작한 작년 3월 이후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를 비롯, ‘코로나전쟁 승리 경제위기 돌파’, ‘일하는 국회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 ‘우리 함께 이겨냅시다’ 등 현재 이낙연 당대표가 강조하는 ‘방·민·경(방역·민생·경제)’ 모드에 충실한 메시지를 냈다. 특히 10월에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대한민국 민주당’(19일) 문구로 같은 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쓴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이라는 백드롭을 그대로 차용해 현재도 ‘애용’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감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11월께에는 ‘코로나 거리두기 2단계 우리 극복할 수 있습니다’를 통해 정부 정책에 동참을 호소하고 자영업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배영환 민주당 미래소통국장은 “여당은 거대 담론 위주로 백드롭을 작성하기 때문에 야당처럼 자주 교체하지는 않는다. 홍보소통위원회 회의와 박수현 위원장의 결정을 거치는 구조”라며 “새해에는 노란색에 한지 재질로 바꾸고 ‘코로나 극복 원년’을 강조했다. 파란색의 차가운 이미지를 넘어 따뜻함을 강조하고, 민방위복 색을 써 방역에 힘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과 총선 및 보궐선거를 겨냥한 문구를 많이 내걸었다.

지난해 3월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를 걸었다가 정부의 방역이 호평을 받을 때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이 ‘자제모드’였지만,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반면 백신 확보 지연 비판을 받은 정부를 저격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님! 우리 백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백신이 먼저다’ 등을 쓰고 있다. 총선 관련해서는 ‘바꿔야 산다 2번에는 둘째칸입니다’라는 문구를 썼으나 총선 참패 직후 ‘국민 뜻 겸허히 받들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로 교체했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이해찬 전 대표의 서울 비하 발언 논란이 겹쳐진 7월에는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를, 11월에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후보 내지 말아야죠”-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란 백드롭을 썼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당시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해놓고 민주당이 이를 뒤집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야당은 정부의 부동산 실책과 검찰총장에 대한 대응 등에 있어서도 대통령과 여당 인사의 발언을 적극 차용했다.

부동산 문제가 한창이던 작년 7월에는 민주당 색깔인 파란색 배경에 민주당이 쓰는 글씨체로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이란 문구를 적었다. 진성준 의원이 MBC 토론프로그램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결국 끝내 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를 걸었다. 문 대통령이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내쫓은 박근혜정부를 비판하며 SNS에 남긴 문구를 다시 가져와, 윤석열 총장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 전 정부의 행동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한 것이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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